[앵커]
노동력 부족 해결을 위해 이민 확대 기조를 밝혔던 캐나다가 돌연, 올해부터 유학생 숫자를 제한하기로 했습니다.
이민자가 급증하면서 집값 폭등과 교육 서비스 악화 등 각종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는 판단에 따른 건데요.
현지 동포들의 상황은 어떤지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캐나다 정부가 올해 유학생 비자 발급 건수를 약 36만 건으로 제한합니다.
지난해보다 35%나 줄어든 수치입니다.
유학생을 포함한 캐나다 내 이민자 숫자가 1950년대 이후 역대 최다 수준으로 늘면서, 주택난과 교육 서비스 악화 등의 사회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겁니다.
캐나다 이민부는 앞으로 2년간 유학생 비자 발급 건수에 상한선을 도입한다면서,
주거비 부담을 낮추고 동시에, 큰 비용을 내고도 양질의 교육을 받지 못하는 대학생들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덧붙여, 이민자 수 감소가 주택 임대료 하락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캐나다에서 유학 중인 한인 학생들은 이번 조치에 대체로 공감하는 분위기입니다.
신규 비자 제한책이 기존 유학생들에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는 데다, 불과 2년 새 주택 임대료가 22%나 오르는 등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의 물가 상승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이미정 / 유학생 : 지금 캐나다에서 가장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는 게 집값이랑 생활비인데, 유입되는 인구가 조정됨으로 인해서 그 부분은 조금 더 긍정적인 영향이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일각에선, 이번 조치에도 주택난이 해결되지 않을 경우 이미 현지에 거주하는 유학생에게도 불리한 정책으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선가온 / 유학생 : 이번에 캐나다에서 발표한 정책이 사실상 너무 갑작스럽다는 생각도 들고 이번 2년 임시 조치가 시행된 후에도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또다시 유학생들을 상대로 불리한 정책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있습니다.]
한인 유학생을 고용해온 요식업계 동포들 사이에선 불안감이 더욱 커지고 있습니다.
유학생 숫자가 줄면 인력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기 때문.
[이남원 / 요식업체 운영 : 직원 중에 20% 정도 (한인) 유학생을 데리고 운영을 하고 있고요. 저희 가게뿐만 아니라 많은 한인 상권에서 유학생을 직원으로 삼는 데가 많아서…. 단기적으로는 학생 비자를 (이미) 소지하고 있는 학생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어서 식당에 큰 문제점은 없겠지만, 장기적으로는 유학생들을 고용하는 데 있어서 큰 어려움이 있을 거로 예상합니다.]
캐나다 정부는 제도 정비를 이유로, 신규 유학생 비자 발급을 3월까지 전면 중단한 상황.
캐나다 유학을 준비하는 한국 학생들은 현지 정부의 공식 발표에 귀 기울이고, 필요할 경우 전문가 조언을 얻는 것도 중요합니다.
[남중철/ 현지 유학원 법무팀 : 3월 31일까지는 어떠한 방법으로도 (비자) 접수를 할 수 없기 때문에 비자에 대해서 너무 마음 졸이지 마시고 학업 계획이라든가 영어 공부 쪽으로 조금 더 집중하시는 게 좋을 것 같고요. (인터넷에서) '이렇다더라, 저렇다더라', 많이 소문이 도는 상황인데 너무 휩쓸리지 마시고 연방 정부에서 발표한 내용, 그리고 전문가들과 꼭 상의하시고 진행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캐나다 정부가 이민자 급증과 주택난 사이의 함수를 풀고 유학 문턱을 다시 낮추게 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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