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달 16일 옥중에서 사망한 러시아 반정부 인사 나발니의 장례식이 삼엄한 감시 속에 모스크바의 한 교회에서 치러졌습니다.
지지자들은 그를 영웅으로 기억했고 부인은 감옥에서마저 웃게 해줘 감사하다고 말했습니다.
황보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모스크바 남동부 마리노의 한 교회를 나발니 지지자들이 겹겹이 둘러쌌습니다.
삼엄한 경찰 감시 속에 나발니를 추모하기 위해 전국 각지에서 모여든 것입니다.
[카밀라 / 나발니 지지자 : 우리는 그 어떤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던 사람을 추모하기 위해 여기에 왔습니다.]
[엘레나 / 나발니 지지자 : 나발니는 우리의 영웅입니다. 우리 시대의 영웅이죠. 우리가 왜 두려워해야 하나요?]
러시아 대선에 출마하려다 좌절된 야권 인사들과 미국과 독일, 프랑스 등 서방 대사들도 현장에 참석했습니다.
교회 안에서는 어머니 류드밀라 나발나야 등 가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장례식이 엄수됐습니다.
이후 나발니는 인근 보리솝스코예 공동묘지에서 영면에 들어갔습니다.
나발니의 운구차가 묘지로 향하자 지지자들도 "나발니"를 연호하며 함께 이동했는데 이 과정에서 경찰이 쳐 놓은 철제 울타리가 무너지는 일도 있었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나발니 지지자들 : 우리가 힘입니다! 우리가 힘입니다!]
나발니는 30년 이상 징역형을 선고받고 시베리아 최북단의 교도소에서 복역 하던 중 지난달 16일 갑자기 사망했습니다.
해외에 체류 중인 부인 율리아는 장례식에 참석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행복하게 해주고 사랑해 주고 감옥에서도 웃게 해줘 감사하다"고 적었습니다.
이어 "하늘에서도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습니다.
나발니 살해 의혹을 제기하며 푸틴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율리아는 러시아 야권의 새 구심점으로 떠오른 만큼 귀국할 경우 체포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발니에 대해 평가해달라는 요청에 응하지 않은 크렘린궁 측은 장례식을 계기로 시위가 벌어질 가능성을 경계하면서 "허가되지 않은 모든 집회는 위법"이라고 경고했습니다.
YTN 황보연입니다.
영상편집 : 이은경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