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축구대표팀의 새 분홍색 유니폼을 두고 갑론을박이 펼쳐지고 있다.
지난 14일 독일축구협회(DFB)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여름 홈에서 열리는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4)에서 입을 새 유니폼 사진을 올렸다. 이 게시물에는 18일까지 1,500개 넘는 댓글이 달렸다.
분홍색과 보라색이 섞인 이번 유니폼에 상당수 팬은 전통을 저버렸고 우스꽝스럽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축구팀을 발레단처럼 만드느냐" "하이힐과 핸드백도 함께 파느냐" "분홍색 운동화와 머리띠가 빠졌다" "국기도 무지개 깃발로 바꿔라" 등 조롱이 이어졌다.
반면 다양성을 상징한다는 새 유니폼에 호의적인 반응도 공존했다.
AP에 따르면 율리안 나겔스만 독일 축구팀 감독은 "이미 벌어진 논란이 옳은 결정이었음을 보여준다"며 새 유니폼을 옹호했다. 바이언 레버쿠젠 소속의 대표팀 선수 플로리안 비르츠도 "홈 유니폼은 전형적인 독일 유니폼인데, 원정 유니폼은 쿨하고 뭔가 특별하다"며 호평했다.
독일 축구팀은 원정 경기에서 녹색 유니폼을 입어 왔다. 2000년대 이후에는 국기 색상에 포함된 붉은색과 검은색도 도입했다.
유니폼을 제작한 아디다스는 이번 유니폼에 대해 "새로운 세대의 축구 팬과 독일의 다양성을 상징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브랜드 전문가 마르셀 로코는 시사매체 슈피겔에 "핵심 가치와 상징을 소홀히 다루면 소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우리는 쿨하다'며 잘난 척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유니폼 색상을 둘러싼 논란에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SZ)은 "일부 팬들은 자신의 남성성이 공격받았다고 느낀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해당 유니폼이 그동안의 저조한 유니폼 판매 실적을 올리려는 마케팅에 불과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SZ는 "마케팅 부서는 더 많은 여성 팬이 유니폼에 100유로(약 14만 원)를 투자하도록 설득하고 싶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인터넷매체 티온라인은 "DFB가 지난해 3,350만 유로(약 486억 원) 적자를 기록했다. 극단적인 유니폼으로 흥행대박을 노리는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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