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캘리포니아주의 한 도시에서 범죄 용의자들의 얼굴을 가리기 위해 레고의 머리 블록을 그려 넣은 가운데 레고 본사가 강한 유감을 표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25일(현지 시각) 폭스뉴스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블록 장난감 회사인 레고는 범죄 용의자의 머리에 자사의 블록을 떠올리게 하는 그림을 넣는 것을 중단해 달라고 캘리포니아 경찰에 요청했다.
제레미 듀랜트 캘리포니아 경찰 대변인은 “레고 그룹이 연락을 해와 자신들의 지식재산권을 남용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정중하게 요청했다. 현재 우리의 소셜미디어 팔로워들에게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방식으로 콘텐츠를 계속 보여줄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진=뮤리에타 경찰국 인스타그램
앞서 캘리포니아주 뮤리에타시 경찰국은 범죄자 체포 장면을 공개하면서 용의자들의 얼굴에 레고 머리를 그려 넣었다. 또한 용의자들이 일렬로 카메라를 응시하는 머그샷에도 전부 레고 머리를 그렸다.
이는 캘리포니아 범죄자 인권 신장을 위한 주법 개정 때문으로 알려졌다. 캘리포니아주 의회는 2021년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용의자의 머그샷을 14일 이상 공개하거나 비폭력 범죄로 체포된 용의자의 신체를 온라인상에 노출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이 법안이 올해 1월부터 본격 시행되면서 뮤리에타 경찰국이 ‘레고 머리’를 사용한 것이다.
이에 대해 피터 해닝크 캘리포니아 폴리테크닉 주립대 포모나캠퍼스 사회학·범죄학 교수는 “캐릭터로 신원을 가리는 건 용의자들을 희화화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이들이 불기소 처분되거나 무죄 판결을 받는다면 이들의 명예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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