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야자수 잎으로 쓴 'HELP'...무인도 고립 9일 만에 구출

2024.04.12 오후 01:59
미 해안경비대 제공
태평양 무인도에 조난됐던 남성들이 야자수 잎으로 구조 신호를 남기는 기지를 발휘해 9일 만에 구조됐다.

9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미 해얀경비대는 이날 파이크롯(Pikelot) 섬에 고립된 40대 남성 3명을 구조했다. 이곳은 태평양 섬나라 미크로네시아 연방에 속하는 무인도로, 괌에서 약 668㎞ 떨어져 있다.

가족 사이인 이들은 지난달 31일 낚시를 즐기기 위해 소형 보트를 타고 바다로 나섰다. 그러나 중간에 거친 파도를 만나 모터가 손상됐고, 인근에 있는 파이크롯 섬에 도착해 도움을 요청하려 했지만 무전기 배터리가 없어 꼼짝 없이 갇혀있었다고 한다.

남성들이 집에 돌아오지 않자 이들의 친척이 괌 해안경비대 합동구조센터에 "삼촌 세 명이 실종됐다"고 신고했고, 곧장 수색이 시작됐다.


빨간색으로 표시된 좌표가 파이크롯 섬(Pikelot Atoll). 출처 = 구글 지도

해안경비대는 수색 도중 해변에서 야자수 잎으로 만든 'HELP' 표시를 발견했다. 수색 및 구조 임무를 이끈 첼시 가르시아는 "이 기발한 행동은 구조대를 그들의 위치로 안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말했다.

조난자들은 섬에 갇혀 있던 약 일주일 동안 작은 우물에서 길어올린 물과 코코넛 과육을 먹으며 버텼으며, 건강에는 큰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이크롯 섬은 사냥꾼이나 어부들이 드물게 방문하지만, 주변 섬과 멀리 떨어져 있는 탓에 종종 이 같은 조난 사고가 발생한다. 4년 전인 2020년에도 인근을 여행하던 남성 3명이 보트 연료가 떨어져 파이크롯 섬에 고립됐는데, 이들 역시 해변에 조난 신호인 'SOS'를 써 놨다가 미 공군에 의해 발견되면서 구출됐다.

디지털뉴스팀 서미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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