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미키 17'의 개봉일이 2025년으로 연기된 것을 두고 제작사 워너 브러더스와의 불화설 등 루머가 무성한 가운데, 봉 감독이 사실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앞서 지난 5일(현지 시간) 외신 매체 월드오브릴은 영화 기자 다니엘 리치먼를 인용해 '미키 17'의 개봉 연기 이유가 워너 브러더스와의 의견 충돌 때문이라고 보도해 논란이 됐다.
매체는 워너브러더스가 봉 감독에게 '미키17'을 좀 더 '대중적인' 버전으로 편집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봉 감독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갈등이 빚어졌다고 주장했다.
또 이러한 갈등으로 인해 워너 브러더스 측이 '미키 17'의 개봉일을 내년 1월로 미뤘고, 이로 인해 봉 감독이 작품을 선보이길 희망했던 올해 칸 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이지 못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당초 '미키 17'은 올해 3월 29일 개봉 예정이었다. 그러나 워너 브러더스가 지난 2월 '고질라X콩: 더 뉴 엠파이어' 개봉일을 당기고 '미키 17' 개봉일을 2025년 1월 28일로 미루면서 올해 관객들을 못 만나게 됐다.
당시 워너 브러더스 측은 "할리우드 파업 여파로 후반 작업이 지연되면서 불가피하게 개봉을 연기하게 됐다"고 '미키 17'의 연기 사유를 밝혔다. 그러나 미국 연예 매체 버라이어티가 "워너 브러더스 측이 봉 감독의 편집 버전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아 '미키 17'의 개봉일이 연기됐다"고 보도하면서 한 차례 논란이 일었다.
월드오브릴은 제작비가 1억 5,000만 달러(약 2,000억원)에 달하는 '미키17'의 개봉이 불안정한 상황에 놓여 있으며, 감독판은 극장에서 개봉되지 않을 예정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영화는 2022년 여름에 제작을 시작해 내년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간단한 티저 영상과 이미지를 제외하면 홍보 자료도 전무하다"라고 지적했다.
워너 브러더스 코리아
그러나 봉 감독은 이같은 보도에 오보라며 일축했다.
9일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진행된 '저주받은 아이들' GV에 참석한 봉 감독은 '미키 17'의 모든 편집권을 보장받기로 계약돼 있으며, 지난 11월 최종 편집본을 넘긴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곧 '미키 17' 홍보가 시작될 예정이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앞서 봉 감독은 지난 4월 14일 내한한 조지 밀러 감독과의 '퓨리오사' GV에서도 '미키 17' 후반작업을 사실상 지난해 11월 마무리했으며, 리터치 등 후속 작업만 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키 17'은 미국 출신 작가 에드워드 애쉬튼이 집필한 SF 소설 '미키 7'을 원작으로 한다. '미키 7'은 죽은 전임자의 기억을 가진 채 계속해서 되살아나는 복제인간의 이야기를 통해 정체성과 계급 모순을 그린다.
봉 감독이 '기생충'(2019)으로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을 달성한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국내외 관심이 쏟아지고 있다. '트와일라잇' 시리즈와 '테넷', '더 배트맨' 등에서 활약한 로버트 패틴슨이 주연을 맡았으며 마크 러팔로, 스티븐 연, 나오미 애키, 토니 콜레트 등이 출연한다.
디지털뉴스팀 이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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