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 20대 한인 여성, 출동 경찰 총격에 사망...유족 "과잉대응"

2024.08.09 오전 03:35
미국 뉴저지주에서 조울증을 앓던 20대 한인 여성이 출동한 경찰의 총격에 사망하면서 경찰의 과잉 대응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현지 시간 8일 미국 뉴저지한인회와 피해자 측 변호사, 뉴저지주 검찰 발표 등을 종합하면 뉴저지주 포트리 아파트에 사는 빅토리아 이(26) 씨가 지난달 28일 새벽 1시 25분쯤 자택에 출동한 현지 경찰관이 쏜 총에 맞아 숨졌습니다.

사건 당일 이 씨 가족은 조울증 증세가 심해진 이 씨를 평소 진료받던 병원으로 옮기기 위해 911에 구급차를 요청했습니다.

이 씨 가족은 구급차만 요청했지만 911 대응요원은 관련 규정상 경찰이 동행해야 한다고 가족에게 알렸습니다.

이 씨는 경찰이 출동한다는 말에 병원 이송을 거부하며 택배 상자를 열 때 사용하는 소형 접이식 주머니칼을 손에 쥐었고, 이 씨 가족은 경찰이 상황을 오해하지 않고 잘 대처할 수 있도록 이 같은 사실을 추가로 911에 알렸습니다.

이 씨는 평소 폭력 성향을 보이지 않았고, 주머니칼은 남을 위협하려고 있었던 게 아니었다고 유가족은 전했습니다.

구급대원 없이 경찰만 출동한 상황에서 상황 악화를 우려한 이 씨 가족은 경찰에게 문을 열어주지 않고 이 씨가 진정되길 기다렸습니다.

그러나 경찰은 현관을 부수고 들어왔고, 당시 19ℓ 짜리 대형 생수통을 들고 있던 이 씨를 향해 총을 한 발 쐈습니다.

총알은 이 씨의 흉부를 관통했고, 이 씨는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습니다.

뉴저지 검찰은 현장에서 발견된 칼을 수거했다고 발표했지만, 유가족은 경찰이 문을 부수고 들어올 당시 주머니칼은 이 씨 손이 아닌 바닥에 놓여 있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이 씨는 문을 부수는 소리에 두려움을 느껴 물통을 들고 있었을 뿐인데 경찰이 이 씨를 보자마자 총을 쐈다고 유가족은 주장했습니다.

흉기를 소지하거나 경찰을 위협하는 등의 행위가 없었는데도 현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조차 하지 않고 과잉 대응을 했다는 것입니다.

뉴저지주 검찰은 총을 쏜 경찰관의 이름은 토니 피켄슨 주니어라고 공개하고, 관련 법규에 따라 경찰이 적법하게 대응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면서도 자세한 사건 경위는 공개하지 않았습니다.

앞서 지난 5월에도 LA에서 정신질환 치료를 요청한 한인 양용(사망 당시 40세) 씨가 경찰의 총격을 받고 사망하는 사건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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