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란드 병합을 추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유럽에 추가 관세까지 예고하자 독일을 중심으로 올여름 북중미 월드컵을 보이콧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맞대응 아이디어 가운데 유럽에 피해가 가장 적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입을 타격은 크다는 이유에서입니다.
독일 싱크탱크 베르텔스만재단의 경제학자 루카스 구텐베르크는 현지 시간 20일, 경제지 한델스블라트에 "유럽 축구 강국들이 보이콧을 위협한다면 트럼프로서는 시간이 지날수록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유럽은 이 지렛대를 반드시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연합(EU) 통상위협대응조치(ACI) 등 무역 제재의 세부 사항에는 특별한 관심도 없고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라며 "하지만 호날두와 음바페 없는 월드컵에서 자신이 몹시 없어 보인다는 점은 분명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월드컵 보이콧은 트럼프가 가장 민감하게 여기는 허영심을 건드린다"며 보복 관세와 달리 유럽의 경제적 비용은 미미하고 트럼프의 평판 손상은 막대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월드컵 보이콧을 검토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난 16일 독일 여당인 기독민주당(CDU)·기독사회당(CSU) 외교정책 대변인 위르겐 하르트가 처음 제기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트럼프가 이성을 찾게 할 최후의 수단으로만 고려될 수 있다"며 현실화 가능성은 낮게 봤습니다.
하지만 이튿날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병력을 보낸 유럽 8개국에 10% 추가 관세를 때리면서 보이콧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연립정부 파트너 사회민주당(SPD)의 경제정책 전문가 제바스티안 롤로프는 "미국 테크기업 제재는 단기간 효과를 볼 수 있지만 월드컵 보이콧도 논의해야 한다"고 거들었습니다.
축구계에서도 보이콧 주장을 진지하게 받아들이기 시작했습니다.
분데스리가 상파울리 구단주 오케 괴틀리히는 소셜미디어에 "유럽을 간접적으로, 어쩌면 곧 직접 공격할 나라에서 열리는 대회에 참가해야 하는지 묻는 건 정당하다"라고 적었습니다.
지난 15∼16일 여론조사기관 인자(INSA)가 독일 시민을 상대로 한 설문에서 응답자의 47%는 미국이 그린란드를 병합할 경우 월드컵을 보이콧하는 데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반대는 35%였습니다.
현재까지 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한 유럽 12개국 가운데 스위스와 노르웨이, 스코틀랜드, 잉글랜드를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EU 회원국입니다.
스코틀랜드, 잉글랜드가 속한 영국과 노르웨이도 추가 관세를 맞았습니다.
티켓 4장을 두고 유럽 플레이오프를 치르는 12개국도 대부분 EU 회원국입니다.
독일 주간지 차이트는 "유럽 없는 월드컵은 미국 팀 빠진 미식축구 시즌과 같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유럽이 월드컵을 보이콧하면 베네수엘라 군사 개입으로 미국을 경계하는 남미 국가들에도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며 오는 22일 EU 회원국 정상회의에서 월드컵 보이콧을 의제로 올리라고 제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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