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디지털로 바뀐 미 SAT서 부정행위 의심...중국 사이트서 문제 거래

2026.01.29 오전 11:02
미국의 대입시험 SAT에서 실제 출제 문항이 유출돼 중국 사이트에서 거래되는 등 부정행위 의심 사례들이 잇따르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습니다.

NYT는 현지 시간 28일 미국 전국대학입학상담협회(NACAC) 최고경영자 앙헬 페레스의 말을 인용해 SAT 문항 유출이 지난해 11월 스페인 세비야에서 열린 교육 관련 국제회의에 참석한 진학상담 전문가들 사이에서 최대 화제였다고 전했습니다.

페레스 CEO는 국제 고등학교 회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이 얘기가 주요 화제였다며 "내게 와서 ’우리는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말하는 진학상담 전문가들이 몇 명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NYT에 따르면 한 SAT 과외교사는 지난해 11월 SAT를 시행하는 비영리기관 ’칼리지 보드’에 부정행위가 자행되고 있다는 의혹을 알려주는 이메일을 보냈습니다.

이 과외교사는 시험지 한 건이 유출된 정도가 아니라며 현재 사용되고 있는 시험 문항들이 다년간 유출됐고, 유출 문항들이 국제적인 규모로 유포됐다고 칼리지 보드에 설명했습니다.

유럽에 있는 유명 기숙학교 학생들을 가르치는 이 과외교사는 학생들과 학교에 피해가 갈 수 있다며 NYT에 익명 처리를 요구했습니다.

그는 유출 문항들을 검토해본 결과 그중 적어도 일부는 실제로 최근에 치러진 디지털 SAT에 실제로 출제된 문항들이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중국에서 운영되는 것으로 추정되는 ’블루북 플러스’라는 SAT 대비 사이트가 유료 가입자들에게 제공하는 ’연습용 문제’ 중 실제 출제 문항으로 보이는 것들이 포함돼 있었다는 겁니다.

웹 트래픽 추정집계 사이트 시밀러웹에 따르면 블루북 플러스의 지난해 11월 방문자 수는 87만5천 명이었습니다.

이와 별도로 코딩 사이트들이나 SAT 대비 사이트들에는 SAT 응시용 컴퓨터 프로그램인 ’블루북’의 보안을 우회하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게시물들이 종종 올라옵니다.

마우스로 위장한 영상 캡처용 플러그인, 컴퓨터의 다른 부분과 분리된 샌드박스 환경, 블루북이 설치된 컴퓨터를 원격으로 조종하는 방법 등 진위가 확인되지 않는 여러 수법이 나와 있습니다.

칼리지 보드는 NYT의 질의에 SAT 부정행위는 1%의 몇분의 1 수준으로 매우 드물고, 시험이 디지털로 전환된 뒤에도 전체적 시험점수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면서 부정행위 가능성에 대해서는 항상 매우 경계하고 있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일부 학생들은 중요한 평가에서 부정행위를 하려는 유혹을 항상 받기 마련이며, 악의적 행위자들은 매우 끈질기다"며 "일부 미국 외 시장에서 악의적 행위자들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이용하기 위해 시험 문항을 입수·공유하고 심지어 문항을 조작하려고 오랫동안 조직적인 노력을 기울여 왔다"고 인정했습니다.

SAT 응시자는 각자 랩톱 컴퓨터에 ’블루북’이라는 프로그램을 미리 설치한 뒤 정해진 시험장에서 시험을 치릅니다.

SAT는 1년에 7회 또는 8회 치러지며, 시험장은 187개국에 모두 1천700곳이 있습니다.

이런 디지털 방식 SAT 시험은 미국에서는 2024년 3월부터, 미국 외 나라들에서는 2023년 3월부터 치러지고 있습니다.

응시자마다 푸는 문제가 달라지는 ’적응형 시험’인 디지털 SAT의 특성상 일부 문항 유출에 따르는 타격이 다른 문제은행식 표준화 시험만큼 심각하지는 않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시험 앞부분에서 정답률이 높아 실력이 뛰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응시자에게는 까다로운 문제가 나옵니다.

또 출제 문항은 문항 수십만 개가 있는 문제은행에서 추출된다는 게 칼리지 보드의 설명입니다.

현재 SAT는 중국 정부의 제한 방침으로 중국 내에서는 시행되지 않고 있으며, 중국에 사는 응시자들은 홍콩, 마카오, 한국 등 다른 나라에 있는 시험장에서 시험을 봐야 합니다.

과거에도 SAT와 같은 표준화 시험에서 대리시험, 시험지 절도, 시험문제 유출 후 시차가 있는 지역에서 응시 등 다양한 수법의 부정행위 시도는 계속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미국 법학전문대학원과 대학원 입학 지원자 평가에 각각 쓰이는 LSAT와 GRE에서 부정행위 의혹이 적발되기도 했습니다.

다만 이런 적발 사례들은 정해진 시험장이 아니라 응시자의 집에서 원격으로 치러진 경우였고, 의혹 적발을 계기로 지난해 8월부터 LSAT의 중국 내 시험이 중단됐습니다.

당시 LSAT을 시행하는 법학전문대학원입학위원회(LSAC)의 수전 크린스키 집행부회장은 "시험 부정행위를 부추기려는 중국 본토 내 개인들과 회사들에 의한 조직적 노력에 대해 우려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이런 행위는 LSAT에만 한정된 것이 아니다. 이런 업체들은 사실상 모든 표준화 시험에 대해 부정행위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