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쟁이 길어지며 국제 유가가 폭등하고 동맹국들의 비판이 쏟아지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급하게 진화에 나섰습니다.
구체적인 로드맵은 제시하지 않은 채, 일단 "곧 끝난다"는 호언장담으로 성난 민심을 달래보려는 '급조된 기자회견'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휘발유 가격이 치솟자 미국인들의 민심은 차갑게 식었습니다.
지지율 하락이라는 발등의 불을 끄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을 완전히 박살 냈다는 승전보를 꺼내 들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우리는 이 모든 위협을 단번에 끝내고 있습니다. 미국 가정의 기름값과 가스비는 낮아질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 일을 해냈습니다.]
하지만 시장 반응은 냉담합니다.
전쟁 초기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채, 공급 부족에 따른 장기적인 인플레이션 공포가 세계 경제를 짓누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크리스 보샹 / 원유 시장 분석가 : 세계 경제는 장기적인 공급 부족에 직면했습니다. 물가가 내려가기는커녕 더 오를 가능성이 큽니다.]
이란 남부 한 여학교가 공습을 받아 학생 등 170명이 넘게 숨진 참사는 전쟁 명분까지 흔들고 있습니다.
현장에서는 미국제 토마호크 미사일 잔해가 발견됐고 미국의 오폭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영상도 공개됐습니다.
그러나 이란이 자국 학교를 폭격했을 것이라는 황당한 논리로 책임을 회피합니다.
[도널드 트럼프 / 미국 대통령 : 글쎄요, 영상을 본 적 없습니다. 토마호크는 아주 강력해서 다른 나라들도 많이들 쓰는 무기입니다.]
미국 국방부는 "이제 막 싸움이 시작됐다"고 경고하는데도 대통령은 "전쟁이 끝났다"고 우깁니다.
전문가들은 협상 상대도 출구 전략도 없는 상태에서 터져 나온 '무모한 낙관론'이라고 꼬집습니다.
[사남 바킬 / 채텀하우스 중동·북아프리카 프로그램 책임자 : 모즈타바의 최고지도자 선출은 안보를 중시하는 보수 세력이 이란 체제의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음을 보여줍니다.]
치솟는 물가와 동맹의 비판이라는 거센 파고 속에서, 트럼프는 '종전 임박'이라는 말로 승부수를 던졌습니다.
트럼프의 말이 치밀한 전략의 산물인지, 아니면 당장 궁지를 모면하려는 '아무 말 대잔치'인지는 곧 드러날 유가와 전장의 향방에 달렸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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