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유럽 '쥐약 이유식' 협박범, 아이들 목숨 담보로 35억 원 요구

2026.04.21 오전 08:50
히프(HiPP)
유럽 일부 지역에서 판매된 이유식에서 쥐약 성분이 검출된 사건과 관련해, 제조사가 거액을 요구하는 협박 이메일을 받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났다.

오스트리아 일간 프레세는 20일(현지시간), 독일 유아식 업체 히프(HiPP)가 지난달 27일 200만 유로(약 34억6천만 원)를 요구하는 협박 메일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협박범은 이달 2일까지 돈을 보내지 않을 경우 오스트리아 아이젠슈타트의 인터스파, 체코 브르노, 슬로바키아 두나이스카스트레다의 테스코 매장에 독성 물질이 든 이유식을 각각 2병씩 놓겠다고 위협했다.

히프 측은 해당 이메일을 이달 16일에야 확인다고 밝혔다. 이후 17일부터 실제로 아이젠슈타트와 브르노의 슈퍼마켓에서 쥐약 성분이 들어간 이유식 병이 각각 2개씩 발견됐다.

문제의 제품은 생후 5개월용 '당근과 감자' 190g 유리병 이유식이다. 오스트리아 당국은 해당 제품이 유통 과정에서 외부에 의해 고의로 변조된 것으로 보고, 협박 범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번 사건은 독일 바이에른주 수사당국이 관련 정보를 오스트리아 측에 전달하면서 본격적으로 드러났으며, 오스트리아 검찰은 고의적 공공안전 위협 혐의로 수사에 착수했다. 독일과 체코, 슬로바키아 당국도 각각 조사에 나선 상태다. 히프는 "이번 리콜은 제품 자체의 결함이나 품질 문제가 아니라 범죄 행위와 관련된 사안이며, 제품은 정상적으로 출고됐다"고 밝혔다.

현재 히프는 보건당국의 명령에 따라 인터스파와 유로스파 등 오스트리아 내 매장에서 제품을 회수 중이며, 드럭스토어 DM도 자발적으로 리콜에 참여하고 있다. 슬로바키아와 체코에서도 해당 브랜드 제품은 전량 판매 중단됐고, 소비자는 영수증 없이도 환불받을 수 있다.

오스트리아 경찰은 문제 제품의 특징으로 병 바닥에 빨간 원이 표시된 흰색 스티커가 부착돼 있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한 뚜껑이 손상됐거나 개봉 흔적이 있는 경우, 개봉 시 ‘펑’ 하는 밀봉음이 나지 않거나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경우에도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쥐약에 사용되는 브로마디올론은 비타민 K 작용을 억제해 혈액 응고를 방해하는 물질이다. 사람이 섭취할 경우 2~5일 뒤 잇몸 출혈, 코피, 혈변, 멍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현재까지 해당 이유식을 실제로 섭취해 피해를 입은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으며, 사건은 한 소비자의 신고로 처음 드러났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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