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 댈러스에 세워진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 기림비

2026.05.17 오후 11:19
[앵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故) 이옥선 할머니의 간절했던 목소리가 미국 댈러스에서 기림비로 다시 피어났습니다.

10년 전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며 호소했던 바로 그 자리에 세워진 건데요.

과거의 아픔을 넘어 인권과 평화를 향한 이정표가 된 현장을 김길수 리포터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14살 어린 나이에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온갖 고초를 겪은 이옥선 할머니.

2000년 고국 땅을 밟은 뒤에는 전 세계에 일본군의 만행을 증언하며 평생을 인권운동에 투신해왔습니다.

[이 옥 선 / 위안부 피해 할머니 (2019년 YTN 인터뷰) : 나이 어린 거, 철모르는 거 끌고 갔거든. 끌고 가서 뭘 했는가, 다 죽였지. 그런 거 생각하면 우리가 용서할 수가 없지.]

이 할머니가 연고도 없는 미국 댈러스를 처음 찾은 건 지난 2016년.

전쟁 범죄의 참상을 알리고 진심 어린 사과를 촉구하기 위해 고령의 몸을 이끌고 태평양을 건넌 겁니다.

당시 할머니는 남부 감리교 대학 SMU 캠퍼스에서 학생들에게 "우리를 잊지 말아 달라며" 눈물로 호소했습니다.

그로부터 정확히 10년이 흐른 지난달 22일, 할머니가 섰던 바로 그 자리에 할머니의 증언을 담은 기림비가 세워졌습니다.

지난해 5월, 할머니가 98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뒤 지역 사회가 힘을 모아 일궈낸 결실입니다.

[박 신 민 / 잊혀지지 않는 나비들 대표 : (학생들에게) 위안부들이 절대 잊히고 잊어버리지 않게 좀 도와달라고 정말 도와달라고…]

현장을 찾은 인권 전문가들은 이 기림비가 단순한 과거의 기록을 넘어 미래 세대를 위한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릭 할펀 / 교수 : 이 기림비는 '이 할머니(이옥선 할머니)'께서 이곳에 계셨다는 사실과 우리 기관이 인간의 존엄성과 권리를 지키는 데 헌신하고 있음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표식이 될 것입니다.]

한인 동포와 지역 후원자들도 역사를 바로 세우는 여정에 힘을 보탰습니다.

기림비에는 10년 전 할머니의 뜻을 잊지 않고 힘을 보태온 후원자들의 이름이 하나하나 새겨졌습니다.

[김 강 / 후원자 : 이옥선 할머니의 기림비를 기린다고 해서 제가 직접 참여하게 됐습니다.]

10년 전 할머니가 흘렸던 눈물과 간절한 호소는 이제 캠퍼스의 단단한 기림비로 남아 다음 세대에게 인권과 평화의 소중함을 전하고 있습니다.

미국 댈러스에서 YTN 월드 김길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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