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아프리카 나라들에 보건 원조를 재개하는 조건으로 광물 등 대가를 요구하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에이즈와 결핵 등 감염병 퇴치를 위한 원조를 제공하는 대가로 새로운 양자 협정 체결을 요구하고 있다고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이 현지 시간 5월 31일 보도했습니다.
협정에는 미국 기업에 대한 광물 자원 접근권 보장과 의료 데이터 제공, 자국 예산 투입 확대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미국의 요구를 수용하고 협정을 맺은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 나라는 지금까지 24개국입니다.
콩고민주공화국의 경우 먼저 미국과 광물 협정을 체결한 뒤 9억 달러, 약 1조3,500억 원 규모의 보건 원조 협정을 맺었습니다.
나이지리아는 자국 기독교 공동체 보호 약속을 조건으로 20억 달러, 약 3조 원 규모의 원조를 받게 됐습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지리아 정부가 자국의 기독교인들을 무장세력으로부터 제대로 보호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한 바 있다.
최근 나이지리아는 자국 내 무장 세력인 이슬람국가, IS 연계 추정 세력에 대한 공습을 미국과 협의하는 등 관계 개선에 적극적인 분위기입니다.
반면 짐바브웨는 민감한 건강 정보에 대한 폭넓은 접근 요구를 이유로, 약 3억2,500만 달러, 약 4,900억 원 규모 지원안을 거부했고, 가나는 개인 정보 보호 문제를 제기하며 협상에서 철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비아도 미국의 핵심 광물 개발권 부여와 미국 기업 우대, 의료 정보 제공 요구에 반발하면서, 미국이 제안한 20억 달러, 약 3조 원 규모 지원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졌습니다.
물람보 하임베 잠비아 외무장관은 "잠비아는 미국이 자국민 이익을 보호하는 것처럼 자국민 이익을 지킬 의무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기존 대외 원조 체계가 비효율적이었다는 입장입니다.
국무부는 "과거 글로벌 보건 지원은 사실상 무기한 보조금 체계였다"며 "새 협정은 각국이 자국 보건 시스템에 대한 책임을 강화하고 미국 납세자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도록 하는 게 목적"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원조의 대가로 양자 협정을 요구하는 방식에 대해 미국 의회에서도 비판이 나왔습니다.
민주당 소속 상원 의원들은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미국 기업의 광산 접근권을 확보하기 위해 생명을 구하는 의료 지원을 협상 카드로 활용하는 건 오랜 초당적 전통과 배치된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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