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에 배치됐던 미 해군 항공모함이 중동으로 이동하고 한미 연합 훈련 축소가 추진되면서 태평양 안보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미국 언론에서 제기되고 있습니다.
온라인 매체인 악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 훈련을 축소하는 상황에서 항모 부재까지 겹치며 미국의 안보 공약은 믿을만하지 않다는 중국의 주장이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의 군사 전문 매체인 '워 존'은 태평양에 배치돼 있던 미 해군 조지 워싱턴 항모 강습단(CSG)이 지난 13일 싱가포르 해협을 지나 중동으로 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9개월째 임무를 수행하며 승조원 투신 시도까지 벌어진 항모 에이브러햄 링컨 함과 교대하기 위한 조치로, 패권 경쟁 현장인 태평양에서 미 해군 전력의 상징인 항모의 부재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심지어 이란 전쟁이 끝나지 않아 중동 배치가 더욱 길어지면 태평양 지역의 미 항모 부재 상황이 몇 달씩 갈 수도 있습니다.
다만 2024년 8월에도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미국이 태평양에서 공격 태세를 갖춘 항모를 한동안 운용하지 못한 적이 있었던 만큼, 미 항모의 태평양 부재가 처음 있는 일은 아닙니다.
하지만 그전엔 이런 일이 거의 없었고 특히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이후 점점 치열해지는 미중 주도권 경쟁 속에 중국이 이번 기회를 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에 활용하려 할 가능성이 커졌습니다.
마크 캔시안 미 예비역 해병대 대령은 악시오스에 "중국이 전면적인 침공에 나설 가능성은 작지만, 태평양에서의 존재감을 키우는 데 미 항모의 공백을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싱크탱크인 허드슨 연구소는 "타이완이나 필리핀, 일본은 미국이 없는 상황에서 중국이 군사적 역량을 과시하는 것을 지켜보게 됐다"고 짚었습니다.
또 "이런 패턴이 계속되면 미국이 위기 상황에서 실제로 지원에 나설지에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이웃 국가들을 '미국이 지켜주지 않는다'고 설득하게 되면 중국은 전쟁을 할 필요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주변국 사이에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의심이 깊어지면 중국이 실력행사를 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중국 편으로 기울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미 해군은 11척의 항모를 보유하고 있지만, 대개 임무를 마치면 장기 정비가 필요하기 때문에 순환 배치가 이뤄져 모든 항모가 해상 작전에 동시 배치되지는 않습니다.
이란 전쟁이 장기화한 가운데 중동에는 링컨 함과 조지 H.W. 부시 함이 있고 워싱턴 함이 중동으로 이동 중입니다.
나머지는 정비 중이거나 배치 준비 중이라 실제 작전에 동원된 항모는 3척인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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