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이세나 앵커
■ 출연 : 강유덕 한국외대 LT학부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UP]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들불처럼 확산하는 시위 사태에 프랑스 정부, 손을 든 걸까요? 교사도 늘리고 학교 개보수도 지원하는 등 돈을 쓰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학생단체들은 이걸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인데요. 다가오는 주말, 또 시위를 예고했습니다. 사태의 근본 원인은 무엇인지, 프랑스 전문가이신 강유덕 한국외대 교수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교수님, 일단 지난 주말 프랑스 시위 상황을 봤을 때 그야말로 혼란 그 자체더라고요. 엘리제궁 앞에는 장갑차가 등장고 새총과 일본도까지 나타났다고 하는데 주말에 또 시위가 예정돼 있어요.
[강유덕]
맞습니다. 지난 9월에 고등학생들이 교사 부족 문제, 학교시설 노후화 문제를 들고 일어났던 시위가 여러 사회 불만들이 계속 표출되고 그리고 교사뿐만 아니라 여러 다양한 노조단체 그리고 노란조끼 운동, 그리고 정치 정당들까지도 여기에 참여를 독려하는 일들이 있으면서 계속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고요. 지난 17일날 대규모의 시위가 있었죠. 그리고 24일에도 대규모 시위가 있었는데 계속 주말마다 새로운 시위가 확산되고 있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고요. 또 11월 5일에는 노조들이 단체행동을 하기로 결정해 놓은 상태이기 때문에 당분간 주말을 중심으로 프랑스 내에서 대규모 시위가 계속 있게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학생들의 외침이 전국적인 대규모 민생고 시위로 번졌고 노조까지 합세한다고 하는데 결정적인 도화선은 뭐였다고 생각하세요?
[강유덕]
도화선은 고등학생들의 시위가 첫 번째 시발점이었다고 볼 수 있고요. 반면에 마크롱 정부가 지금까지 10년 동안 집권을 했는데 집권 과정에서 있었던 여러 가지 사회적 불만들 그리고 조세형평성 문제라든가 그리고 사회적 불평등의 문제, 이런 것들이 다 결집되면서 프랑스에서는 투쟁의 결집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거든요. 여러 가지 다양한 이해관계의 불만들이 동시에 표출되면서 정권 말기에 나타나고 있는 이런 상황인 거죠.
[앵커]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은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SNS를 지목하면서 민주주의가 훼손됐다, 이렇게 말을 했는데 민심과 굉장히 동떨어진 진단인 것 같습니다. 현지 반응은 어떤가요?
[강유덕]
우선 학생들이 시위를 시작했을 때 대다수의 프랑스 국민들은 학생들의 시위에 공감한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그들의 주장 중에 불합리하거나 그런 주장들은 없었거든요. 그런데 마크롱 대통령의 여러 가지 발언들, 그리고 시위 이후 정부의 대응에 대해서는 불만족스러운 평가를 하는 경우가 80% 정도입니다. 그리고 마크롱 대통령이 계속 극좌단체 그리고 폭력에 대해서 비판을 하는데, 이건 정부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고 폭력은 당연히 비판받아 마땅한 것인데요. 마크롱 대통령 입장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해서 본인이 물러날 경우에는 본인의 국정 결과를 본인 스스로가 부정하는 그런 셈이 되는 거고요. 대선이 6개월도 채 안 남았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어느 정도는 강경한 입장을 취할 수밖에 없는 것이고요. 그리고 SNS에 대해서 언급한 것이 흥미로운데요. 과거에는 대규모의 시위가 있으면 그 시위를 조직하는 주체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모두가 SNS를 가지고 정보를 유통시키고 있고 개인 미디어를 하고 있기 때문에 뭐라고 할까요, 수평적 연대가 가능해졌거든요. 그래서 이런 현상들을 정부 입장에서 좀 비판적으로 본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앵커]
마크롱 대통령, 또 정부의 미흡한 대응이 좀 더 키운 거 아닌가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이런 가운데 시위에 가담하지 않고 그 주변에 있기만 해도 최대 1500만 원의 벌금을 물리는 연대배상법이 거론됐다고 하더라고요. 이 또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데요.
[강유덕]
최근 선진국에서 일어난 시위를 보시면 공공시설의 파괴, 약탈 이런 현상들이 일어나기 때문에 우리 입장에서는 이해가 안 가는 부분이 많죠. 그런데 프랑스 내에서도 이런 현상들이 나타나면서 이미 지난 9월에 시위 도중에 공공기물이나 약탈이 일어났을 경우에는 이건 그렇게 한 사람이 배상을 하도록 한다. 즉 파괴자가 배상하는 그런 원칙을 입법화한 법안이 나왔는데요. 지금 이 법안은 상원의 심의를 기다리고 있는 중입니다. 오늘, 내일 상원에서 심의하게 될 거고요. 그 이후에 하원에서 심의를 하게 되고 확정될 수 있는 그런 법인데 다만 이 법이 모호한 부분이 있습니다. 파괴한 사람뿐만 아니라 파괴한 사람 옆에서 이걸 관찰하고 있었던 사람도 거기에 가담한 것으로 간주될 수 있거든요. 물론 여기에 특정 조건이 있기는 합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것들이 모호한 측면이 있고 그리고 시위라는 건 국민의 권리인데 이 시위에 참여하려는 국민의 의지라고 할까요, 동기라고 할까요, 이런 것들을 억제할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에 인권을 억제하는 그런 요소가 있다는 측면에서 언론이라든지 시민단체에서 지금 비판을 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앵커]
법안을 두고도 또 하나의 논쟁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네요. 결국 프랑스 정부가 교육환경 개선 대책을 발표했다고 하는데 교원, 선생님들 수도 늘리고 시설도 개보수하겠다는 내용. 그런데 학생들은 미흡하다고 반응하고 있다고요?
[강유덕]
일단 정부가 학생들의 요구에 대해서 지금과 같이 대응하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고요. 반면에 지금의 시위 양상은 단순한 교사 부족 문제, 건물의 노후화 문제에 대해서 불만을 제기하는 것뿐만 아니라 지금 우리 세대가 우리가 누려야 할 권리를 잘 못 누리고 있다는 주장과 함께 그리고 미래에 대한 불안감까지 다 포함하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정부가 어떤 방식으로 여기에 대응을 하더라도 불만은 계속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고요. 이건 프랑스 정부, 지금 정부뿐만 아니라 다음 정부까지도 계속 풀어나가야 될 큰 숙제라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앞으로 주말마다 시위가 언제까지 계속될지는 예측이 어려운 그런 상황이네요.
[강유덕]
맞습니다. 2018년 노란조끼운동 같은 경우는 1년 동안 지속됐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이번 시위가 언제까지 갈지 여기에 대해서 지금 아무도 대답을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대선이 채 6개월도 안 남은 상황이기 때문에 모든 것들이 대선 프레임으로 엮여서 해석이 되고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시위가 갑자기 어느 날 없어지거나 진정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따라서 앞으로도 계속될 거라고 생각되고요. 다만 이것을 어느 정도 정부가 대응하고 진정시킬 것인가, 이건 정부의 노력, 프랑스 사회의 단합이라고 할까요. 연대에 달려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앵커]
지금 프랑스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밀라노 그리고 스페인, 벨기에, 포르투갈까지 유럽 전반적으로 들불처럼 번지는 양상인데 지금 유럽 전반적인 상황 어떻게 보고 계십니까?
[강유덕]
주변국에서 대규모 시위가 번지고 있는데 각 국가들이 가지고 있는 경제적, 정치적 상황이 다 다르기 때문에 이걸 일괄적으로 프랑스의 시위 현상이 다른 나라로 옮겨갔다고 보기는 좀 어렵고요. 다만 SNS가 발달해 있고 유럽 같은 경우는 프랑스와 벨기에는 같은 언어를 쓰고 있는, 벨기에의 일부는 프랑스어를 쓰고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확산 효과가 더 클 수밖에 없고 주변국의 시위를 보면서 우리도 저렇게 시위를 할 수 있겠다, 이런 벤치마킹을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습니다. 그리고 유럽이 공통적으로 갖고 있는 문제가 민생 불안, 즉 물가가 계속 오르는 거죠. 청년 세대가 가지고 있는 박탈감, 불평등 이런 것들은 모두가 갖고 있는 요소이기 때문에 이런 것들이 프랑스 시위를 계기로 다른 국가에서도 계속 나오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고물가 상황, 청년 세대가 어려움을 호소하는 상황. 우리나라와도 비슷한 부분이 있는 것 같은데 이번 프랑스 사태가 우리나라에 던지는 시사점은 어떤 게 있다고 보세요?
[강유덕]
프랑스 시위를 보면 처음 시작될 때는 청소년 그리고 청년층에서 시작된 것인데 보면 약간 세대간 갈등의 요소들이 굉장히 짙습니다. 그런데 세대간 갈등 하면 인구고령화 문제를 빼놓을 수 없거든요. 한국의 인구 상황을 보면 프랑스보다는 조금 양호한 상황인데 앞으로 2050년까지 가면 지구상에서 제일 고령화된 국가 중 하나가 될 거라는 건 자명한 사실이고요. 그렇게 되면 이 과정에서 한정된 재정에 대한 분배 문제가 분명히 발생합니다. 프랑스 같은 경우도 왜 다른 분야에는 재정을 많이 투입하면서 교육 분야, 우리가 누릴 수 있는 일종의 공공의 서비스 분야에는 적게 투입하느냐, 이 불만이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한국 입장에서도 연금이라든가 사회복지라든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미리 준비를 해야 되고요. 비올 때 우산을 만들려고 하면 늦고요. 사전에 준비를 해야 되죠. 그래서 프랑스의 상황을 보면서 우리가 미리 준비해야 될 부분들을 점검해야 한다,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프랑스에서는 은퇴 시기를 조금만 늦추려고 해도 온나라가 뒤집어지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에는 정년 연장에 90% 가까운 찬성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프랑스와 한국, 왜 이렇게 큰 온도차를 보이는 건가요?
[강유덕]
일단 프랑스에서는 연금이라는 게 개인의 오랫동안 노동 기여에 기반한 사회적 권리라는 인식이 정착돼 있습니다. 이 정착된 역사는 매우 길고요. 그리고 프랑스의 연금을 보면 소득대체율이 70% 정도 되는데 프랑스 노인들은 은퇴하고 나서도 기존과 별 다름없는 경제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이런 여건이 형성되어 있고요. 그러다 보니까 재정의 지속 가능성 문제는 계속 제기되죠. 왜냐하면 프랑스에서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가 그런데요. 현 세대가 납부하는 기여금을 통해서 지금의 은퇴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하는 이런 시스템이거든요. 그런데 이게 인구구조가 괜찮으면 전혀 문제가 없는데, 인구가 고령화되기 시작하면 부담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는 1990년대부터 연금개혁을 위한 여러 가지 시도가 있었거든요. 그런데 그런 시도할 때마다 엄청난 정치적 혼란을 겪게 되고요. 마지막 연금개혁은 2023년이었는데 그 당시 마크롱 정부도 의회의 표결 없이 개혁안을 통과시키면서 마크롱 정부에 대한 지지도가 급감하는 아주 결정적인 원인이 됩니다. 그런 것이 유럽의 상황이라고 본다면 한국 같은 경우는 법정 은퇴 연령이 60세인데 69년생부터 연금을 수령할 수 있는 연령은 연령은 65세입니다. 그러니까 5년 정도의 공백이 발생하는데 그렇다 보니까 은퇴를 줄여달라는 것이 아니라 연금을 받을 수 있을 때까지 일을 할 수 있게 해달라는 것이기 때문에 한국과 프랑스의 상황은 매우 다른 상황이고요. 그렇다 보니까 프랑스의 연금 부족 사태라든가 연금개혁을 한국이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마는 앞으로 오랜 기간이 흐르게 되면 한국도 프랑스 같은 문제에 봉착할 가능성은 분명히 있죠.
[앵커]
마크롱 집권 10년 만에 프랑스 재정적자가 GDP의 2.6%에서 5.4% 로 폭등했고 물가 역시 굉장히 많이 치솟았습니다. 반면 극우 성향의 마린 르펜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잖아요. 결국 경제적인 문제로 인해서 정치적 파장으로 번졌다. 이렇게 볼 수 있겠군요.
[강유덕]
사실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물가가 급등한다든가 일반 소비자들의 구매력, 이런 것들이 악화되게 되면 정부가, 또는 기성 정당이 그거에 대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하는데 유럽에서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다른 국가에서도 정부가 해결책을 적절히 내놓지 못했습니다. 정부의 부족이라기보다는 상황이 그랬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는 아무래도 대안세력을 자처하는 극우정당 또는 극좌정당이 국민들의 지지를 조금 더 받을 수밖에 없는 이런 상황에 봉착하거든요. 지금 같이 시위가 일어나고 있는 상황에서 르펜 같은 경우에는 두 가지 이득을 얻을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치안이 불안해지면서 르펜이 평소에 강조해 왔던 치안이라든가 국가질서의 회복, 이런 부분에 있어서 이거를 잘할 수 있는 그런 정당과 정치인으로 자리매김을 할 수 있고요. 또 한편으로는 사회복지, 이런 국민들을 위한 공약을 제시하면서 마크롱 정부가 해왔던 재정긴축, 이런 것들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상황 속에서 마린 르펜의 지지율이 급증하고 있다 이렇게 보시면 될 것 같고 6개월밖에 대선이 안 남았기 때문에 여러 가지 정치 이슈들이 혼재해서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프랑스 대선, 어떻게 전망하시는지도 궁금하고 그 이후의 상황은 어떤 변화가 있을지도 궁금한데요.
[강유덕]
지금 지지율을 보면 국민연합의 마린 르펜이 33~35% 정도 나오고요. 그다음에 굴복하지 않는 프랑스 멜랑숑 후보도 17% 정도 나옵니다. 그리고 중도파 후보들은 10% 조금 넘는 상황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마린 르펜의 지지율이 압도적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고요. 1차 투표에서는 마린 르펜이 이길 가능성이 매우 높습니다. 다만 결선투표에서 다른 후보들이 어떻게 결집을 하느냐. 아직 6개월이나 남아 있기 때문에 이 기간 동안에 중도파들이 어떻게 결집할 것이고 그리고 마린 르펜이 지금 사법이슈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이 이슈가 어떻게 해결될 것이냐 이런 것들이 계속 주목해야 될 포인트라고 생각하고요. 만약에 마린 르펜이 대통령이 된다. 이거는 프랑스 정치에 있어서 대변혁일 거라고 생각하고요. 이거는 프랑스뿐만 아니라 유럽 전체에 큰 영향을 줄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국민연합이 내세우는 여러 가지 정강들, 의제들이 사실 기존의 유럽 중도 좌우파들이 내세우는 그런 입장과는 굉장히 많이 배치되거든요. 자국중심의 정책이라든가 보호무역주의 정책.
[앵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기조와 비슷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강유덕]
비슷한 측면이 많습니다. 그렇게 되면 유럽의 기조가 바뀌게 되고 이런 것들은 세계 경제, 세계 정치에 영향을 줄 수밖에 없죠.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강유덕 한국외대 교수와 함께 프랑스 사태와 우리나라에 던지는 시사점까지 알아봤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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