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한국 전작권·핵잠 제약 가능성...북미대화는 북 판단에 달려"

2026.11.05 오전 03:49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과 주한미군 감축 시도 등에 대한 의회의 견제가 강화될 수 있다는 미국 전문가들의 전망이 나왔습니다.

한미동맹의 핵심인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은 유지되겠지만,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이나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은 민주당이 중시하는 핵 비확산 원칙과 의회 내 반대 등으로 오히려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북미 관계와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정상외교에 더욱 힘을 쏟을 가능성이 있지만, 실제 회담 성사 여부는 북한에 달려 있으며 대북 제재 완화 등 미국의 협상 카드에는 제약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앤드루 여 브루킹스연구소 한국 석좌는 4일 연합뉴스에 "트럼프 대통령이 행정명령이나 일방적 결정으로 외교정책을 추진하는 성향을 고려하면 중간선거 결과가 한미관계에 미치는 전반적인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도 "기존 관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높지만 새로운 관세 부과는 의회의 저항에 부딪힐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여 석좌는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의 투자를 압박해 온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사업과 관련해선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유산을 남기고자 동맹국에 계속 투자를 촉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한국과 같은 동맹국들은 2028년 대선 이후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사업에 투자하는 데 더욱 주저하고 회의적일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다른 전문가들도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이나 동맹국에 대한 투자 압박 등에 제동을 걸 수 있다고 전망했습니다.

패트릭 크로닌 허드슨연구소 아태지역 안보 의장은 "의회는 관세나 한반도에서 미군을 철수하려는 시도 등 부적절한 행정부 정책을 견제하려 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로버트 랩슨 전 주한 미국대사대리도 "한국을 포함한 동맹국들에 이번 선거 결과는 의심할 여지 없이 매우 반가운 소식"이라며 "관세를 통한 강압적인 무역·투자 합의가 민주당에 의해 재검토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민주당이 군사훈련 축소나 주한미군 감축 등 트럼프 대통령의 동맹 약화 시도 역시 저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만 앨런 킴 한미경제연구소(KEI) 선임연구원은 "의회가 입법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을 제한하려 하더라도 대통령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다"며 "공화당의 초당적 협조 없이는 관세 정책을 제약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한국의 핵 추진 잠수함 도입과 전작권 전환 문제는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의 반대에 부딪힐 가능성이 제기됐습니다.

여 석좌는 "민주당은 공화당보다 비확산 규범을 더 강하게 고수할 수 있으며, 이는 이재명 정부가 핵추진 잠수함을 확보하는 데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과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이 2030년까지의 전작권 전환에 비교적 개방적이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는 이에 더 많은 의문을 제기하며 반대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크로닌 석좌 역시 "확장억제를 포함한 핵심 동맹 공약에 대한 오랜 초당적 지지는 비교적 견고하게 유지될 것"이라면서도 "핵추진 잠수함 협력과 같은 야심 찬 공약은 지연되거나 방해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도 민주당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도입과 우라늄 농축·재처리 권한 확대를 얼마나 지지할지는 불분명하다며 핵확산금지조약(NPT) 관련 민주당의 우려가 여전히 크다고 지적했습니다.

랩슨은 "조기 전작권 이양에 대해 민주당의 입장이 불분명하다"라고도 짚었습니다.

킴 연구원도 "민주당이 장악한 의회가 핵추진 잠수함 사업에 대한 감시와 감독을 강화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사업 진전이 더욱 지연될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패배로 정치적 타격을 입으면서 북미 정상회담 등 외교적 성과를 내는 데 더욱 주력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습니다.

크로닌 석좌는 "이번 선거 결과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을 포함한 정상외교에 더욱 힘을 실을 가능성이 커졌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민주당의 의회 장악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제재 완화나 동북아 미군 주둔 규모 및 합동훈련 축소 등을 제안하는 데 더 큰 제약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여 석좌는 "김정은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힌다면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성사를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면서도 북한이 당분간 북미 외교에 대해 관망하는 태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스콧 스나이더 한미경제연구소(KEI) 소장은 "북한 지도부 입장에서는 (힘이) 약화된 미국 대통령과 협상하는 것이 중간선거 이전보다 다소 더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면서 "핵심은 평양이 이를 특별한 기회로 볼 것인지, 현재의 전략적 필요에 비춰 불필요하다고 판단할 것인지에 달려 있다"고 말했습니다.

랩슨 전 대사대리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과의 대화 재개를 모색할 수 있지만, 북한이 '레임덕'을 겪는 대통령과 협상할 유인이 얼마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말했습니다.

킴 연구원은 "핵심은 김정은이 2027년 1월부터 레임덕 대통령이 될 트럼프와의 회담에 관심을 보일지, 또 어떤 합의가 현실적으로 가능하다고 판단할지에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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