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 세계적으로 홍역이 대유행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방역 선진국이던 미국이 35년 만에 최악의 확산세를 맞으며 비상사태까지 선포했습니다.
가짜뉴스가 국가 방역망을 무너뜨렸다는 비판이 거셉니다.
여기에 보건 수장이 사망자 통계마저 축소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졌습니다.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방어선이 무너진 미국에서는 35년 만에 최악의 홍역 대유행과 함께 안타까운 사망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펜실베이니아에서 6명, 뉴욕에서 어린이 1명이 숨진 데 이어 위스콘신주에서도 영아 사망자가 발생했습니다.
주 정부들이 파악한 희생자만 최소 8명에 달합니다.
하지만 미 질병통제예방센터, CDC가 공식 집계한 사망자는 절반인 단 4명뿐입니다.
백신 회의론자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보건부 장관 취임 이후 집계 기준을 신속한 주 정부 수치 대신 별도의 '연방 사망 통계'로 바꿔버린 탓입니다.
치명적인 가짜뉴스로 면역망을 무너뜨린 연방 보건당국이, 꼼수 통계로 피해 규모마저 의도적으로 축소한다는 비판이 쏟아집니다.
[조시 샤피로 / 펜실베이니아 주지사 : 케네디 장관은 홍역은 걱정 말고 닭고기 수프나 먹으면 다 낫는다고 말했습니다. 전형적인 가짜뉴스입니다.]
확진자가 수백 명씩 쏟아지자, 뉴욕주는 약사와 구급대원에게까지 백신 접종 권한을 확대하는 재난 비상사태를 전격 선포했습니다.
연방 의회 청문회에서도 반과학적 회의론을 방치하고 현실을 외면하는 당국 지도부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습니다.
[빌 캐시디 / 미 연방 상원의원 (공화당) : 이제 홍역 때문에 사람들이 죽고 있습니다. 현 행정부에 끔찍한 오점으로 남을 겁니다.]
전염력이 극강인 홍역은 접종률 95%라는 방어막이 뚫릴 때 가장 먼저 창궐해 '공중보건의 탄광 속 카나리아'로 불립니다.
[키샤 데이비스 / 미국 차기 가정의학회장 : 아주 분명하게 말씀드립니다. 홍역 백신은 안전하고 효과적입니다.]
백신 불신이 낳은 미국의 참담한 현실은 방역 선진국이라는 지위 상실을 넘어 전 세계 보건 안보에 큰 경각심을 주고 있습니다.
과학을 외면한 대가가 무고한 희생으로 돌아오는 현실 속에서 신속한 백신 방어망 재건이 시급해 보입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영상편집 : 한경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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