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입는 컴퓨터, 마음대로 접히는 휴대용 TV.
아직은 영화나 광고에만 등장하지만, 실제 쓸 수 있는 날도 머지 않은 것 같습니다.
국내 연구진이 자유자재로 휘어지는 초박막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습니다.
박소정 기자입니다.
[리포트]
마음대로 접었다 펴는 컴퓨터 신문, 휘어진 벽면에서도 볼 수 있는 다양한 디스플레이.
영화 속 상상에 머물러 있는 미래 기술입니다.
휘어지는 반도체 소자 개발 연구는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아직은 두께 때문에 휘어지는 정도에 한계가 있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세계에서 가장 얇은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습니다.
소자에 전류를 흐르게 하는 분자막의 두께가 10억분의 1미터, 즉 1나노미터에 불과합니다.
[인터뷰:박성준, 광주과기원 신소재공학과 박사]
"이번에 발표한 연구에서는 분자를 소자의 한 층으로 깔아서 기존의 유기(분자소자)의 두께보다 100분의 1로 낮췄다는데 가장 큰 의의가 있습니다."
지름 2mm에 불과한 이쑤시개에도 휘감을 수 있을 정도로 모양을 자유자재로 만들 수 있습니다.
휘어진 채로도 기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지가 관건이었는데, 1000회 가량 휘어짐을 반복하는 실험에서 전기적 특성은 85% 이상 유지됐습니다.
무게도 가볍고 제작 비용도 저렴합니다.
[인터뷰:이탁희,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
"유기전자 소자를 플라스틱 기판으로 만들면 이렇게 휘어지면서 가장 얇은 유기전자 소자를 만들었고 특히 세계 최초로 분자전자 소자를 휠 수 있는 형태로 만들었다는데 큰 연구 의의가 있습니다."
연구진은 실용화 연구가 성공하면 손목에 차는 휴대전화나 입는 컴퓨터 등 영화 속에 등장하던 다양한 전자 기기의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네이처의 자매지인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에 실렸습니다.
YTN 박소정[sojung@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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