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누리안호, 12세기 목선건조양식 첫 확인

2013.07.27 오전 02:11
[앵커멘트]

아시아 최대 유물 발굴선인 '누리안호'가 첫 임무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청자 등 도자기를 다수 발견한 건 물론이고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고려시대의 새로운 목선 건조양식을 처음으로 확인했습니다.

누리안호는 또 외국 문화재 전문가들의 인기 견학 대상으로도 떠오르고 있습니다.

황보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 떠 있는 290톤급 수중 유물 인양선 '누리안호'.

40일간의 첫 발굴 임무가 막바지에 이르렀습니다.

임무의 마지막 날이지만 수중 발굴 작업은 하루 종일 계속됩니다.

잠수부들은 유물 한 점이라도 더 건져내려고 침몰선 안팎과 바다 밑바닥을 꼼꼼히 뒤집니다.

모니터로 이 장면을 지켜보는 잠수통제실은 초긴장 상태.

[녹취:신종국, 국립해양문화재연구소 학예연구관]
"도자기를 바구니에 담으실 때, 올라올 때 움직이지 않도록 조심하시기 바랍니다."

마침내 수면 위로 유물이 떠오르고 갑판으로 조심스럽게 옮겨집니다.

잔과 그릇 등 각종 청자류와 철제솥이 9백여 년 만에 햇볕을 받습니다.

12세기 말에 가라앉은 목선 선체도 건져냅니다.

해양문화재연구소는 이 선체에서 처음으로 '계단식 결구' 양식을 확인했습니다.

목판을 나란히 잇지 않고 층을 지어 잇는 독특한 방식입니다.

3톤 무게까지 끌어올릴 수 있는 크레인 2대와 감압 챔버 등 특수 장비 덕분에 이룬 성과입니다.

[인터뷰:소재구, 해양문화재연구소 소장]
"환경이 안 좋아서 조류가 센 곳에서는 발굴하기가 아주 힘들었는데 큰 배가 건조돼서 안정되게 닻을 내리고 아무 탈 없이 발굴조사에 임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누리안호의 첫 임무에는 베트남 문화재 당국의 전문가들도 참여했습니다.

한국의 선진 노하우를 배워 자국의 수중 유물 발굴에 활용하기 위해서입니다.

[인터뷰:응우옌 뚜언 럼, 베트남 국립역사박물관]
"한국의 수중 유물 탐사 기술이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합니다."
(I think Korean water archeology is very special, very good.)

수중 발굴에서 앞서가는 누리안호의 전문성이 알려지면서 해양 유물에 관심이 큰 해외 여러 나라의 전문가들이 누리안호를 견학하고 있습니다.

누리안호가 다음에 갈 곳은 1597년 명량해전이 일어났던 전남 진도 앞바다입니다.

그곳에는 호주의 유물 발굴 전문가들이 배우러 올 예정입니다.

YTN 황보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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