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조선 강국 이끈 발명하는 CEO...민계식 현대학원 이사장

2018.04.26 오전 02:20
[앵커]
한국의 과학기술과 산업 발전에 크게 이바지한 '대한민국 과학기술유공자'를 소개하는 특별기획.

오늘의 주인공은 '조선업계 발명왕'으로 불리며 우리나라를 조선 강국으로 이끈 민계식 현대학원 이사장입니다.

양훼영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기자]

[민계식 / 현대학원 이사장 : 새벽 1시, 2시쯤 조용하죠. 15층 옥상에 올라가서 회사를 바라봐요. 회사가 참 아름다워요. 그러면 마음도 경건해지고 졸음도 달아나고. 그렇게 제가 심혈을 기울여서 연구개발을 할 때, 또 연구개발 한 것이 제품으로 나올 때 그렇게 행복해요. 사는 보람이 있고요.]

밤낮없이 연구에 매달리던 젊은 시절을 떠올리며 77살의 원로 과학자는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한국 조선업계를 세계 1위로 이끈 민계식 현대학원 이사장입니다.

특히, 그가 독자기술로 개발한 '힘센 엔진'은 지금도 세계 시장 점유율 30%를 차지하는 중형 선박엔진의 대명사입니다.

하지만 그 개발과정은 쉽지 않았습니다.

[민계식 / 현대학원 이사장 : 92년에 제가 (엔진을) 개발하겠다고 사장님한테 품의서 써서 돈은 얼마 들고 기한은 얼마고 (써서) 가져갔더니 그때 사장님이 이렇게 보더니 미친 자식 하고 휙 던져버려요. (그 뒤로) 7년 만에 개발을 마쳤거든요. 아주 가볍고 다른 엔진보다 기름도 조금 들고 뭐 그냥 몇 달씩 계속 돌려도 고장 안 나고요.]

누구보다 기술 개발의 중요성을 잘 아는 민계식 이사장은 정권따라 달라지는 정책 때문에 과학이 발목 잡혀서는 안 된다며 쓴소리도 했습니다.

[민계식 / 현대학원 이사장 : 과학기술이라는 건 시간이 걸리잖아요. 막 죽자사자 10년을 (연구) 해야 뭐가 돼요. 연구소 세워놓고 나서 반년만 되면 뭐했냐고 흔들어대요. 제가 제일 큰 역할을 한 게 흔들지 못하게 한 겁니다.]

한국 조선 산업을 세계 일류로 만들겠다는 꿈을 이뤘지만 민 이사장은 과학기술유공자로서 아직 할 일이 많다고 말합니다.

[민계식 / 현대학원 이사장 : 요즘 65세면 청춘이에요. 한참 원숙하고 기량도 높고 경험도 많은 사람이 퇴직해서 뭘 해야 할지 모르고 방황하고 그냥 그걸 썩히고 아쉬워요. 안타깝고요. 급여는 둘째로 치더라도 계속 일을 할 수 있게 해서 국가에 기여하도록 해야죠. 얼마든지 길이 있을 겁니다.]

YTN science 양훼영[hw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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