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눈이 안 보이는 시각장애인들에게 문화예술 체험은 그야말로 '그림의 떡'입니다.
국내 연구진이 시각장애인들의 전시 관람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한 로봇을 이용해 개인 맞춤형 관람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임늘솔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시각장애인이 영화나 드라마 등 영상 콘텐츠를 제대로 즐기려면 청각 자료가 필수입니다.
특히나 대사가 없는 장면은 이해가 어려운데 이때 화면해설 작가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줍니다.
장면을 생생하게 풀어낸 글을 성우가 읽어주면 작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게 됩니다.
[박하영 / 화면해설 성우 : 아빠가 기주 등에 업힌다. 엄마와 진주가 양옆에서 아빠의 다리를 한쪽씩 잡는다. 기주 가족이 그 상태로 내달린다.]
하지만 청각 자료가 없는 전시의 경우, 시각장애인들은 해설사 일정에 맞춰야 해 관람 자체를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국내 연구진이 시각장애인이 걷는 속도에 맞춰 움직이면서 화면 해설 성우처럼 전시를 설명해 주는 로봇 서비스를 개발했습니다.
핵심은 시각장애인들이 손끝으로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느끼게 해주는 '햅틱 피드백 시스템' 입니다.
자율주행 로봇에 햅틱 디바이스를 부착해 전시장에서 작품이나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편안한 관람 경로를 안내하는데, 주행속도도 개인별로 조절할 수 있습니다.
[윤정원 / 광주과학기술원 교수 : 햅틱을 통해서 내가 원하는 만큼 속도를 증가시키고 줄어들게 할 수도 있고요.]
로봇 뒤쪽으로 경로를 안내해줘서 안전하게 내비게이션 할 수 있는 기술을 저희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연구팀은 광주세광학교에서 실증 시험을 진행했으며, 앞으로 기술 고도화를 거쳐 내년에 국립광주과학관에서 시각장애인 맞춤형 전시 관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입니다.
[이용석 / 광주세광학교 선생님 : 지금까지는 시각장애인들이 문화해설사라든지 박물관에서 안내서비스를 제공하는 분들을 통해서만 관람할 수 있었는데요. (이제는) 시각장애인 스스로 능동적으로 관람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되어서 좋았습니다.]
전시와 같은 문화 관람에서 소외됐던 시각장애인들이 첨단 로봇 기술의 도움을 받아 장벽 없이 문화를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YTN 사이언스 임늘솔 입니다.
영상편집:황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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