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아내따라 하늘로 간' 김상옥시인

2004.11.01 오후 06:16
[앵커멘트]

백자부, 봉선화, 다보탑과 같은 작품으로 유명한 시조시인 김상옥씨가 어제 저녁 84세를 일기로 별세했습니다.

김상옥 시인은 60여 년을 해로한 부인을 잃자 식음을 전폐하고 지내다 엿새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우장균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자나 다보탑 등 문화재를 소재로 우리 민족 고유의 아름다움을 노래한 시인 김상옥!

팔순을 넘기며 함께한 부인이 세상을 떠나자 모든 것을 체념한 듯 슬퍼하다 부인의 뒤를 따라 갔습니다.

[인터뷰:김훈정, 김상옥 시인 딸]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아버지께서 곡기를 끊겠다고 말씀하셨다."

시조 외에도 서예와 전각에도 능했던 고인은 15년 전 화랑에 그림을 보러 갔다가 넘어져 다리를 다친 뒤, 휠체어에 의지해 생활해 왔습니다.

부부가 워낙 금실이 좋았던 데다 거동이 불편해 진 뒤로는 고인이 부인에게 의존했기 때문에 아내를 잃은 상심이 더욱 컸습니다.

가족들은 김상옥 시인이 병석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며 '우리의 이생은 여기서 끝났나 보네'라며 죽음을 예감한 말을 했다고 전했습니다.

[인터뷰:허유정, 시인(김상옥 시인제자)]
"그림자처럼 옆에 계셔서 수선화라고 불렀다. 내조를 참 잘하셨다."

봉선화, 백자부, 청자부와 같은 작품을 통해 현대 시조를 개척한 김상옥시인의 몇몇 작품은 교과서에 실리기도 했습니다.

시인은 평생을 사랑한 부인을 따라 갔어도 그가 남긴 시는 영원히 우리 곁에 있습니다.

YTN 우장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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