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서민이 주인되는 문화' 시리즈.
오늘은 두번째 시간으로 책값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책값에 대한 일반인들의 시각은 대체로 비싸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책값이 왜 비싼가 취재해 보니 원인은 종이값에 있었는데요, 이 종이값은 순수 제작 비의 50%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권오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한 대형 출판사가 산출한 제작비 예상단가입니다.
300페이지 책, 4,000부 발행을 기준으로 한 것인데요.
순수 제작비용은 5백만원이 조금 넘는데 이 가운데 종이값이 2백 70여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됩니다.
표지를 화려한 디자인의 양장본으로 하면 비용은 더 올라갑니다.
보통 종이인 미색 모조지에 비해 2배나 비싼 수입 특수코팅지를 사용하기 때문입니다.
유아와 어린이책이 비싼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책값은 종이값에 인세와 편집, 광고,경상비 등의 제작비와 판매 예측부수 등을 감안해 결정됩니다.
출판사측은 판매 저조가 예상되는 책 값은 비싸게, 베스트셀러로 기대되면 저렴하게 책정합니다.
종이 원료인 펄프를 수입하는 상황에서 책값이 비싼게 당연할 수도 있겠지만 독자들의 생각은 다릅니다.
[인터뷰:이혜정, 서울 마포구 서교동]
"시각적인 효과와 디자인이나 광고쪽에 들어가는 비용을 줄이고 내실있게 가격을 다운시키면 사람들이 좀 더 쉽게 책 많이 읽을수 있을것 같다."
더욱이 양장본은 무겁고 딱딱해 휴대도 불편하고 복잡한 지하철이나 버스 등에서 보기도 어렵습니다.
때문에 독자는 물론 서점 관계자들의 평가도 그리 좋지는 않습니다.
[인터뷰:신영옥, 북스 리브로 을지점장]
"양장본인 경우에 책도 좀 무겁고 모서리 부분이 딱딱하다 보니까 파손도 많이 되고 불편합니다."
책값 논란의 또다른 요인은 분책.
예컨대, 해리포터 시리즈의 경우 원서는 1권에 불과한데 번역서는 보통 4~5권 정도입니다.
독자들이 읽기 쉽게 하기 위해서라는데 실상은 장삿속으로 볼 수 있습니다.
워크북이나 부록 형태의 끼워팔기를 통해 책값을 올리는 것 또한 자제해야 할 부분입니다.
출판사들은 물가 등을 감안하면 책값은 전혀 비싼게 아니며 책의 고급화는 독자들의 요구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인터뷰:김현종, 위즈덤하우스 홍보실장]
"독자들의 니즈에 부응하기 위해 고급화와 비주얼, 컬러라든지 디자인이라든지 이런 부분에 독자들이 아주 민감하고요, 따라서 판매부수도 많이 좌우.."
독자들은 책을 소장의 개념으로도 생각하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하지만 독자들이 도서구입시 내용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한다는 점은 책값을 낮출 수 있는 가능성을 갖게 해 줍니다.
책의 내용만 좋다면 양장본이 아닌 페이퍼백이나, 속지를 보통 종이보다 10%∼15% 싼 중질지를 사용하는 문고본도 어필할수 있을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70~80년대에 유행했던 문고본은 먼지가 나고 변색되는 단점은 있습니다.
[인터뷰:백원근, 출판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상대적으로 저렴한 책들이 나오고 있지 않다는 것은 큰 문제,이를테면 문고본이나 페이퍼백 이라든가 양장본에 비해 굉장히 저렴한 책들이 출판에서는 지나치게 작거든요."
문고본에 대해 일부 출판사는 책값이 5천원 이상이면 무난하다는 입장이어서 책값인하 전망을 밝게 해주고 있습니다.
동시에 미국등 선진국이 실시하고 있는 양장본과 페이퍼백, 문고본을 순차적으로 발행해 가격을 내리는 제도도 도입해야 한다는 지적입니다.
물론 고급 호화 양장본에 익숙해 있는 독자들을 어떻게 설득하느냐 하는 과제는 남아 있습니다.
[기자]
결국 책값 인하는 문고본 등 저가서적 출간 등을 통해 독서인구를 확대하려는 출판사들의 적극적인 노력과 값싼 책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변화가 뒤따를 때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권오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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