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박경리 선생의 문학은 인간의 존엄과 소외문제, 낭만적 사랑에서 생명 사상으로의 흐름이 큰 줄기를 이루고 있습니다.
박경리 선생의 삶과 문학세계를 권영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우리 현대사의 모든 질곡을 함께 한 박경리 선생은 불행한 출생과 6.25로 남편과 아들을 잃은 슬픔, 그리고 암 선고 등 온갖 불행을 겪었습니다.
하지만 고통을 딛고 일어난 작가의 소설적 향기는 짙습니다.
대표작 '토지'는 이러한 선생의 삶을 근간으로 해 우리 민족 문화를 응집하고 축성한 작품입니다.
1969년 연재를 시작해 26년에 걸친 4만 여장 분량의 '토지'는 시대정신과 인간통찰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녹취:박경리, 1994년 10월 '토지'완간기념]
"제 삶이 평탄했다면 글을 쓰지 않았을 것입니다. 삶이 문학보다 먼저지요. 모든 인생이 그렇잖아요. 중간중간 불행도 있고...인생은 물결같은 것이거든요."
김동리 선생의 추천을 받아 등단한 그녀의 초기작은 주로 단편이고 전쟁으로 남편과 아들을 잃고 홀어머니를 모신 체험을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4.19는 박경리 문학에 중요한 전기를 제공했고 창작의 중심이 단편에서 장편으로 옮겨졌습니다.
'김약국의 딸들'을 비롯해 '시장과 전장', '파시' 등 사회 현실에 대한 비판의식이 강한 문제작들을 잇따라 발표했습니다.
홀어머니 밑에서의 어려운 성장과 그에 따른 회의주의.
깊은 상처 뿐 아니라 풍부한 소설적 경험을 함께 가져다 준 6.25 전쟁.
이러한 삶의 고통을 승화시킨 소설로의 귀의와 4.19를 통한 시선의 확대, 그리고 우리 문학계의 탁월한 성취로 평가받는 '토지'까지.
그녀의 문학적 삶에는 고통과 즐거움,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언제나 함께 했습니다.
YTN 권영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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