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한국 현대미술을 어디서 왔을까?
그 뿌리를 찾아보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리포트]
마음속에 있는 이상적 풍경을 그렸다는 겸재 정선의 진경 산수 '박연폭포'.
그 옆에 전시된 이세현의 작품은 적외선 렌즈로 포착한 북녘의 풍경 속에 냉전의 문제를 담아냈다는 점에서 이 시대 진경산수라 할 만합니다.
담백하면서도 예리한 필치로 바위에 핀 난을 그려낸 정학교의 죽석도, 그와 짝을 이룬 현대작가 정현의 조각 작품.
고전과 현대, 회화와 조각의 만남이지만 그 생김새 뿐 아니라, 생생한 기를 놓치지 않은 기법까지 너무나 닮아있습니다.
벽면마다 마치 한 쌍처럼 걸려있는 우리나라 고전과 현대 작품들.
[인터뷰:맹정환, 학고재 큐레이터]
"집을 지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이 토대잖아요. 토대를 얼마나 잘 다지느냐, 그런데 한국성이라는 것은 이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작가가 가질수 있는 가장 두텁고 단단한 토대가 된다고 생각해요.우리의 고전이란 지금의 현대미술이 가져야 하는 토대가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의 고전 속에서 한국 현대미술의 뿌리를 찾아보자는 취지로 마련된 전시인만큼 작품을 어떻게 배치하느냐도 중요했습니다.
옛 서첩을 뜯어 조금 더 현대적 느낌으로 걸어둔다든지, 고려시대 불화 앞에 요즘시대 부조리를 담아낸 현대작품을 설치한다든지 해서, 고서화와 현대화가 서로 부딪히지 않고 조화를 이루도록 배치했습니다.
[인터뷰:맹정환, 학고재 큐레이터]
"고서화나 현대화를 같이 놨을때 서로 이야기가 되게 한다거나 혹은 고서화가 가진 세월의 힘, 그것과 어우러질 수 있게"
역사 속 선배 작가들과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한국 현대 미술 작가들의 만남.
수백년 시대를 초월한 이들의 교감은 전혀 어색하지 않게, 한국 미술의 정체성을 풀어내고 있습니다.
YTN 김정아[ja-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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