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재단법인으로 탈바꿈한 국립극단이 첫 작품으로 그리스 비극 '오이디푸스'를 골랐습니다.
이번 작품을 시작으로 국립극단을 대표할 수 있는 특화된 작품들을 무대에 올릴 계획입니다.
김수진 기자입니다.
[리포트]
경사가 산처럼 우뚝 솟아오른 무대.
그 옆 가시를 세운 절벽에서 인간들은 운명의 덫에 걸려 몸부림칩니다.
재단법인으로 새 출발한 국립극단은 고전을 첫 작품으로 고르고, 원작의 '코러스'를 여론으로 표현하는 등 현대적인 해석을 가미했습니다.
'레이디 맥베스' 등으로 유명한 한태숙 씨가 연출을 맡고 이상직 정동환 박정자 씨 등이 출연합니다.
특히 '오브제 연출가'가 무대에 함께 등장해 비극의 메시지를 분필 움직임으로 표현한 점이 눈길을 끕니다.
[인터뷰:이영란, 오브제 연출]
"사물을 이용해서 이야기를 전달하는 거거든요. 이번에는 분필이라는 소재를 택했고요. 재앙에 휩쓸린 도시의 내면을 벽에 그어대는 거거든요."
국립극단은 그동안 국립극장 산하 단체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전속 고용제 폐지를 두고 기존 배우들이 반발하는 등 진통을 겪기도 했습니다.
이후 손진책 씨를 예술감독으로 영입하고 서울 서계동으로 터를 옮기면서 독립 법인으로서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습니다.
앞으로는 오이디푸스 이외에도 일회성 공연이 아닌 국립극단을 대표할 수 있는 레퍼토리를 개발한다는 계획입니다.
[인터뷰:손진책, 국립극단 예술감독]
"관객들의 완전한 신임을 얻을 수 있는 작품을 해야 할 거고 그 작품을 이 바쁜 시대에 며칠간 한 번만 올리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더 좋은 작품은 계속 공연을 해서 그 완성도를 높이고..."
오는 3월에는 손진책 씨가 직접 연출한 창작 연극 '3월의 눈'을 백성희 장민호 극장 개관작으로 올릴 예정입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