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진리를 담은 그릇' 대장경의 위대함

2011.05.09 오전 12:00
[앵커멘트]

국보이자 유네스코 세계 기록문화유산.

1,000년을 맞은 대장경의 위대함이 어디에 있을까요?

대장경은 그 방대함을 넘어서 불교만의 문화재가 아닌 동아시아 수천 년의 지혜가 담긴 그릇입니다.

이승은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011년부터 만들어지기 시작한 초조 대장경 경판은 불타 없어졌지만 6,000여 권에 이르는 판본은 2,700여 권 남아있습니다.

주로 일본에 있는데, 일본 남선사에 1,800여 권, 대마도에 600권, 우리나라에 300여 권 남아있습니다.

[인터뷰:남권희, 경북대 문헌정보학과 교수]
"세계에서 두 번째 만들어진 대장경인데, (중국 대장경 뿐만 아니라) 신라나 고려에 남아있던 국내의 본을 추가로 해서 보완을 했다는 특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최근 출간된 책 '대장경, 천 년의 지혜를 담은 그릇'은 초조 대장경이 중국 대장경을 엎어놓고 새긴 것이라고 밝혀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40년 앞선 송나라 개보장과 초조 대장경, 재조 대장경인 팔만대장경을 비교해보면 판형과 자형이 일치한다는 것입니다.

책을 펴낸 오윤희 전 고려대장경연구소장은 대장경이 240년 동안 초조, 재조를 거치면서 철저한 교정으로 중국 것을 뛰어넘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인터뷰:오윤희, 전 고려대장경 연구소 소장]
"송나라 것을 베끼면서 시작했지만 인류사의 타의추종을 불허하는 좋은 유산을 만들어냈죠."

한문에 능한 사람도 하루 8시간씩 30년이 걸려야 다 읽을 정도로 방대한 고려 대장경은 불교만의 문화재가 아닙니다.

인도 철학은 물론 그리스 철학도 만날 수 있습니다.

예로 '나선비구경'은 그리스계 왕과 승려의 논쟁을 담은 것입니다.

이런 포용 정신은 일본에도 이어져 일본은 1924년부터 10년간 대정신수대장경을 조성하면서 기독교 성서도 포함했습니다.

[인터뷰:오윤희, 전 고려대장경 연구소 소장]
"(일본은) 고려 대장경을 그대로 갖다 쓰면서 내용을 증보를 하고 일부 교감을 하고, 대정신수대장경이라는 것을 만듭니다. 그것이 현재 세계 모든 학자들이 불교문헌의 표준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장경이 됐죠."

오 전 소장은 예전 고려 대장경의 지위를 일본의 대장경이 가져갔다며 우리나라가 다시 1,000년의 지혜를 결집하는 주도권을 잡길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YTN 이승은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