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영화 '도가니'를 관람한 누적 관객 수가 250만 명을 넘어섰는데요.
영화가 크게 성공하면서 의도하지 않게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나올 수 있어 영화 제작진이 우려하고 있습니다.
김수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영화 도가니 제작사는 "영화에 나오는 특정 명칭을 보고 이를 실제라고 받아들인 사람들이 특정 상대에게 항의 전화를 하는 등 엉뚱한 피해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 때문에 더 많은 관객의 공감을 얻고 있지만 영화 '도가니'는 다큐멘터리가 아닙니다.
따라서 영화에 등장하는 '무진'이라는 지명과 극 중 인물들의 이름, 상호 등 각종 명칭은 모두 실제 사건과는 상관이 없는 가상의 이름입니다.
또 실제 인화학교 사건은 2심 법정에까지 갔지만 영화에서는 이 과정을 압축해 한 차례의 재판만을 묘사했고, 주인공 인호가 소설에서는 무기력하게 표현됐지만 영화에서는 투쟁적으로 그려지는 등 영화적 허구가 가미되거나 각색이 이뤄지기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은 영화 감독도 영화를 제작하면서 고민했던 점이기도 합니다.
[인터뷰:황동혁, 영화 '도가니' 감독 ]
"어디까지 제가 만들어내는 이야기를 넣어야 되고 어디까지는 원작과 실화에 충실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점이, 고민이 제일 많이 되었습니다."
일부 관객이 영화 속 묘사를 모두 실제로 받아들이고 쉬운 화풀이의 대상으로 삼을 가능성에 대해 제작진은 큰 우려를 표시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엄용훈, 제작사 삼거리픽쳐스 대표 ]
"디테일만 생각을 하셔서 흥분하거나 이래서 본질적인 문제를 잊어버리는 것 보다는 기필코 잘못된 사회 시스템을 개선시키고 말겠다는 그런 것에 초점을 맞춰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잊혀졌던 사건이 영화를 통해 다시 주목받고 지금이라도 가해자들을 처벌하자는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분명 반가운 일입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생사람을 잡는 식으로 공분의 대상을 찾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수진[sue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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