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괴짜 예술가들의 '절차탁마'

2012.02.07 오전 02:14
[앵커멘트]

예술가의 생명력은 창의성에서 나오죠.

창의적인 작품을 만들기 위해 남들이 쓰지 않는 재료나 제작방식을 쓰기도 하는데요, 독특한 아이디어로 작품을 만든 전시회가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하린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앞 발을 번쩍 든 백마의 예사롭지 않은 기운이 몸 전체를 감싸고 있습니다.

어떻게 그린 걸까.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전동기계로 긁어내 역동성을 표현했습니다.

[인터뷰:박영근, 화가]
"사람이 감히 제어할 수 없는 전동 도구를 이용해서 에너지를 내포했는데, 이런 그림을 통해서 삶의 활력을 얻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꽃과 이파리, 뿌리가 식물도감에서 오려낸 것처럼 생생합니다.

비결은 잘 그리는 것이 아니라 길고 복잡한 과정에 있었습니다.

[인터뷰:조혜영, 큐레이터]
"포토제닉드로잉은 원본 식물의 석고본을 뜬 뒤 그 석고본 위에 수채화로 채색 드로잉을 하고, 결과적으로 사진을 찍습니다. 조각과 회화, 사진이 결합된 작품입니다."

작품만 보는 관객들은 알아채기도 힘든 재료와 과정에 왜 이렇게 공을 들이는 걸까.

남들이 하지 않는, 자신 만의 새로운 방식을 만들고 싶은 '예술 혼' 때문입니다.

비누나 커피 찌꺼기 같은, 일상 생활에서 흔히 마주치는 것들도 작가들에겐 귀중한 재료입니다.

피카소가 붓 대신 헝겊 조각과 나뭇가지로 캔버스를 채우고, 백남준이 비디오로 탑을 쌓았듯, 독특한 재료와 씨름하고 치열하게 자신과 싸움을 거친 작품마다 새로운 미술사를 쓰고 싶은 열정이 담겨있습니다.

옥석을 쪼고 갈아 빛을 내는 것을 '절차탁마' 라고 하죠.

재료 하나하나의 특성에 대해 고민하고, 도적적이고 실험적인 방법으로 절차탁마한 예술가들의 손길이 예술의 영역을 더욱 넓히고 있습니다.

YTN 이하린[lemonade010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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