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소나기' 김창옥 "아저씨에게 성추행 당했다"

2014.06.15 오전 09:05
'소통의 달인' 김창옥 교수가 대학시절 지하철에서 성추행을 당했지만, 토론 수업 때 자신의 상처를 이야기하고 기억에서 해방된 경험을 털어놨다.

15일 새벽 0시 10분 방송된 YTN 시사교양프로그램 '소나기(소통과 나눔이 있는 이야기)' 8회에서 김창옥 교수는 '마음의 문을 열어라'는 주제를 가지고 강연을 펼쳤다.

이날 김창옥 교수는 우선 대학시절 겪었던 사건 하나를 소개했다. 대학교 4학년 여름, 지하철을 탔는데 어떤 아저씨가 자신을 바라보며 다가왔다는 것.

그는 "남자이지만 불안한 마음에 가방을 끌어 안았다. 이 아저씨가 내 엉덩이 뒤로 붙더라. 논리적인 말은 나오지 않았고, 소리를 지르니까 그 아저씨가 내렸다"고 고백했다.

이 사건은 한동안 김 교수의 마음에 상처로 남았다. 당일 저녁 샤워를 세 번 했고, 스스로가 이상한 사람처럼 보이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는 것.

상처 극복은 우연한 시기에 이뤄졌다. 심리학 수업 때, 성추행을 주제로 토론을 벌였던 것.

김 교수에 따르면, 당시 한 학우는 "요즘 페미니즘 시대 아닌가. 여학우들은 등교하면서 담배도 핀다. 그 용기로 자기가 성추행을 당했다고 먼저 말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김 교수는 "지하철에서 40대 아저씨에게 이런 사건을 당했다. 남자도 이러는데 대한민국 문화에서 여자가 성추행과 성폭행을 당하고 나서 어떻게 그런 사건을 당했다고 용기 있게 말할 수 있겠냐"고 반문했다.

김 교수도 얼떨결에 하고만 고백. 여학우들의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그는 "우발적으로 그 이야기를 하고는 해방됐다. 사람들이 내게 큰 관심이 없다는 사실 말이다. 나만 그것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거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열등감의 문을 막아서 아무도 못 다니게 하는 게 아니라, 그 문을 통해서 사람들이 우리 마음으로 들어왔다 나갔다 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모든 사람들은 다 어느 정도의 열등감, 아픔, 상처를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방송에서 김 교수는 강연 주제와 관련해 방청객들이 나누고 싶어했던 이야기들을 직접 듣고, 해결책을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디지털뉴스센터 콘텐츠팀 (press@ytnplus.co.kr)
[사진제공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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