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주]
내일은 제568돌 한글날입니다.
지난해부터 한글날을 공휴일로 재지정하는 등 그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정작 우리 실생활에서는 언어 파괴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데요.
[김영수]
추카추카, 킹왕짱, 열공...
이 정도 말은 알아듣는다고 해서, 요즘 아이들과 말이 통할 거라고 생각하시면 큰 오산입니다.
[김영수]
최영주 앵커!
핵노잼, 앵까네, 버카충...
혹시 이 말들 무슨 뜻인지 아시겠습니까?
[최영주]
핵노잼, 앵까네, 버카충...
글쎄요, 이게 도대체 무슨 말입니까?
전 아무리 봐도 잘 모르겠는데요.
[김영수]
'핵노잼'은 '무척 재미없다', '앵까네'는 '거짓말 하고 있네', '버카충'은 '버스카드 충전'이라는 뜻입니다.
[최영주]
이 정도면 뭐 거의 암호라고 해도 될 정도인 것 같네요.
[김영수]
청소년들의 언어생활 실태를 담은 영상 보시고 이야기 계속 하시죠.
[인터뷰:게임 하는 아이들]
"XX, 개XX 뒤질라고 야이 XXX아. 내가 해줄게 XX아."
(아 나 XX 아니야.)
"XX 못해, 뜨자, XXX아, 뜨자."
학교를 마치자마자 게임을 하는 초등학생들!
대화의 절반 이상이 욕설입니다.
[인터뷰:교문 앞 아이들]
"걔는 살아있는 전설이야. XX 잘해. 우리 썰렸잖아. 비오는 날 XX으로 이겼어. 개 잘해."
정반대로 표준어로만 대화해달라고 하자,
[인터뷰:교문 앞 아이들]
(비속어 없이 아까 하던 얘기, 계속 해보는 거 해볼래?)
"그래서 XX 울고."
(많이 울었어?)
"아, 비속어 어떻게 안 써."
5분도 안 돼 어려움을 호소합니다.
[인터뷰:중학생]
"저도 모르게 나와요."
(나쁜 말이란 생각은 안 들어요?)
"나쁜 말이죠."
(근데 왜 써요?)
"친근감. 친근감."
요즘에 많이 사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서비스는 정도가 더 심하고, 서로 무슨 뜻인지조차 모를 때도 있습니다.
[인터뷰:고등학생]
(이건 무슨 뜻이에요?)
"'샷'이라는 뜻인데."
(샷은 뭐예요?)
"나이스 샷 이런 건데 좋은..."
(좋다는 뜻이에요?)
"잘했다 이런..."
(친구, 이건 무슨 뜻인지 알겠어요?)
"어, 저도 모르겠는데."
실제로 초등학생 10명 가운데 6명, 중·고등학생은 8명이 욕설 등 공격적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는 조사 결과도 있습니다.
또, 비속어나 은어를 사용한 경험이 있는 청소년은 100%에 육박했습니다.
[김영수]
그런데 이게 아이들만 탓할 문제는 아닙니다.
최영주 앵커, 혹시 커피 전문점 자주 가시죠?
[최영주]
커피 즐겨 마셔요.
[김영수]
커피 전문점에서는 또 지나친 높임말이 또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영상 한 번 보고 이야기 하시죠.
[김영수]
"그 메뉴는 안 되세요."
"생크림 올라가셨어요."
"치즈 두 장 올라가세요."
듣기만 해도 참 어색한데요.
이런 말들 다 올바르지 못한 표현이죠?
[최영주]
그렇죠.
사물에는 높임말을 쓰면 안 됩니다.
그런데, 일부 손님들은 종업원이 "이 메뉴는 안 됩니다."
이렇게 올바르게 말하면, "왜 반말하느냐"며 항의하기도 한다고 하네요.
[김영수]
'국어 기념일' 즉, 한글날이라는 건 사실 다른 나라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기념일인데요.
내일만큼은 우리말과 글을 제대로 사용하고 아낄 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봐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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