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노래가 보이는 '배리어프리' 공연 <합★체>

2022.09.17 오전 11:30
수어 통역사들이 배우들 곁에서 함께 연기
휠체어 좌석, 점자 안내, 터치 투어 등 준비
다소 낯선 방식이지만 ’무장애’ 지향점 보여줘
[앵커]
'배리어프리'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장애인들과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물리적, 제도적 장벽을 없애자는 것으로 우리말로는 '무장애'라고 부릅니다.

특히 공연장은 장애인들에게 문턱이 높은데, 이를 극복하기 위한 무대에 신웅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저신장 장애인 아버지와 비장애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쌍둥이 '오합'과 '오체'.

키가 작아서 고민인 이들 형제의 성장기를 다룬 소설 '합★체'가 음악극으로 거듭났습니다.

한글 자막은 기본으로 깔리고 수어 통역사들이 주요 배역을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함께 연기합니다.

라디오 디제이는 전지적 작가 시점의 해설자로 등장해 이해를 도와줍니다.

모든 배우가 수어를 배우며 작품의 취지에 공감했는데 배우 김범진 씨에게는 더 각별할 수밖에 없습니다.

[김범진 / '합★체' 아버지 역 : 앞으로 제 배우 생활에 있어서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좀 굉장히 긍정적으로 우리나라 문화 산업계가 되게 바뀌고 있는 것 같아서 기분이 좋습니다.]

휠체어 좌석은 물론 극장의 각종 시설과 공연 책자도 점자로 안내하고 소품을 만져볼 수 있는 터치 투어 등 곳곳에 무척 공을 들였습니다.

각종 장애를 고려해 꾸민 무대는 역설적으로 그만큼의 한계에 부딪힐 수밖에 없습니다.

[김지원 / '합★체' 연출 : 청각과 시각은 상충할 수밖에 없는 부분들이 있거든요. 그리고 그것들을 다 고려하다 보면 사실 작품의 어떤 표현의 방법이 좀 달라져야 하는 부분이 있고 일반적인 작품과는 조금 다른 위치 배치 이런 것들을 해야 해서 굉장히 고민이 많이 됐습니다.]

그동안 국내 공연계에서 '배리어프리'라고 하면 자막 해설이나 수어 통역사 한 명을 배치하는 정도.

이번에 시도된 '합★체'는 아직은 좀 어색하고 낯설지만, 앞으로 가야 할 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충분히 의미가 있습니다.

YTN 신웅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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