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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터뷰] "더 과감했다면, 더 광기 어렸다면"...정유미 '잠'으로 보여준 욕심

2023.08.23 오전 08:00
영화 '잠'의 배우 정유미 ⓒ롯데엔터테인먼트
"애써 광기를 표현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한 적은 없는데, 영화를 보고 광기 어린 눈빛이라고 표현해 주시는 분들이 이렇게 많을 줄 예상하지 못했어요. '조금 더 과감하게 광기를 폭발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요."(배우 정유미, 영화 '잠' 인터뷰 中)

드라마 '로맨스가 필요해 2012'의 주열매, '연애의 발견'의 한여름과 예능 프로그램 '윤식당' 시리즈까지. 빼어난 연기력만큼이나 사랑스러운 모습으로 '윰블리'(사랑스럽다는 뜻의 러블리와 정유미의 이름을 합친 합성어)라는 별명이 따라다니는 배우 정유미 씨가 완전히 새로운 변신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오는 9월 6일 개봉을 앞둔 영화 '잠'에서 그는 잠드는 순간 낯선 사람처럼 돌변해 예측 불가능한 행동을 벌이는 남편 현수(이선균)로 인해 불안에 떠는 아내 수진 역할을 맡아 공포와 두려움 속에서 일상이 무너지는 여인을 연기했다.

영화는 앞서 제76회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된 것을 비롯해, 제56회 시체스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제48회 토론토 국제영화제, 제18회 판타스틱 페스트 등 세계 영화제의 초청을 받으며 개봉 전부터 관객들의 기대와 주목을 받고 있다.

22일 오후 YTN은 서울시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작품의 주역인 정유미 씨를 만나 영화와 관련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마련했다.

'잠'에 깊게 빠져든 정유미 씨가 작품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간결하고 군더더기 없는 시나리오에 마음을 뺏겼다는 그는 '스릴러의 외피를 둘러싼 러브스토리'라는 유재선 감독의 신선한 설명에 호기심이 생겼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영화 '잠'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그는 "이런 표현을 하는 감독님은 영화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궁금했다. 신선한 상상력과 발상의 전환, 편안함 사이에서 디테일을 만들어 내는 것이 감독님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그 어떤 영화들보다 시나리오와 감독의 디렉션에 충실했다고.

정유미 씨는 "제 생각은 군더더기 같다고 느껴질 정도로 시나리오에 모든 것이 충분히 설명되어 있었다. 특히 감독님은 어떤 설명보다 명확하고 구체적인 디렉션을 주셨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어떤 작품의 경우 내가 느낀 대로 감정을 쏟아붓는 경우도 있는데, 이번 작품은 해야 할 것이 명확하게 정해져 있었다. 이렇게 시나리오에 캐릭터가 명확하게 나와 있는 경우에도 잘 해낼 수 있을까? 하는 스스로에 대한 궁금증도 있었다"라고 솔직한 마음을 밝히기도 했다.

빈틈없이 밀도 높은 시나리오 덕분일까, 그것을 온전히 제대로 소화한 정유미 씨의 노력 덕분일까? 개봉 전 영화를 먼저 접한 이들 평단과 관객 사이에서는 광기 어린 그의 변신에 호평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에 대해 정유미 씨는 "사실 촬영을 하며 광기라는 반응이 나올 것이라고 전혀 예상하지 못했는데, 영화를 보신 분들이 '광기가 보인다'라는 표현을 많이 해 주셔서 놀랐다"라며 "반응을 보고 나니 더 과감하게 광기를 폭발하고 더 미친 모습을 보였어야 하지 않나 싶다.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라며 겸손하게 웃어 보이기도 했다.


영화 '잠'의 배우 정유미 ⓒ롯데엔터테인먼트

세계 유수의 영화제를 비롯해 평단의 호평을 끌어낼 수 있던 작품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서도 그는 유재선 감독의 스승인 봉준호 감독의 표현을 빌려 "유재선이라는 신인 감독의 스마트하고 유니크한 데뷔작"이라며 공을 감독에게 돌렸다.

'유재선 감독을 소개시켜준 봉준호 감독에게 감사하다'라며 두 감독에게 고마운 마음을 전한 정유미 씨는 "데뷔 영화가 이렇게 여러 영화제에 초대받은 것은 감독님에게도 굉장히 좋은 일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그가 어떤 작품을 내놓을지 개인적으로도 궁금하고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호러와 스릴러, 미스터리와 서스펜스를 넘어 블랙코미디와 로맨스까지. 다채로운 장르적 재미와 더불어 정유미 씨의 연기 변신이 돋보이는 영화 '잠'은 오는 9월 6일 극장 개봉을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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