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올해는 힘과 도약을 상징하는 말, 특히 붉은 말의 해입니다.
우리 민속에서 말은 어떤 의미였을까요?
말의 문화적 의미와 함께 관련 민속자료를 소개하는 전시회에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인간과 함께 천리를 달릴 수 있는 말은 힘과 도전의 상징으로 자리해 왔습니다.
동물 형상으로 땅의 방위를 지키는 열두 신 가운데 말의 형상을 띤 오신은 잡귀를 물리치는 수호의 역할을 합니다.
무신도 속 장군신은 말을 타고 악귀를 쫓고 사람의 형상을 본떠 만든 꼭두는 말을 타고 망자의 길동무가 됩니다.
선조들은 단순히 타는 동물을 넘어 신성한 매개체로서의 말로 상상을 확장했고, 말방울과 말안장에도 무사 안녕의 마음을 담았습니다.
불과 붉은 기운을 뜻하는 한자 병과 말을 뜻하는 한자 오가 만난 병오년!
시간상으로 '오(午)시'는 태양의 기운이 한창인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에 해당합니다.
[이건욱 /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운영과장 : '붉다'라는 뜻은 '밝다'라는 것과 일맥상통합니다. 그래서 붉은 말의 해라는 건 정열적이고 액티브한, 활동적인 한해이기도 하지만 그만큼 밝고 건강한 한 해가 될 것이라는….]
단아한 말 그림과 함께 앞뒤로 요조숙녀가 적힌 조선시대 엽전!
'말띠 해 여성이 드세다'는 억울한 속설은 일제 강점기 낭설로 조선시대에는 말띠 왕비도 많았습니다.
[하도겸 / 국립민속박물관 학예연구관 :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소장하고 있는 별전이 있습니다. 특별하게 만든 동전 앞면에는 요조와 말이 그려져 있고 뒷면에는 숙녀와 말이 그려져 있습니다. 말띠의 여성들을 요조숙녀라 불렀다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말띠를 대표하는 추사 김정희가 남긴 유일한 '말'(마) 글자와 강진 유배 중인 정약용이 두 아들에게 주는 교훈을 부인의 해진 노을빛 치마에 적어 보낸 서첩도 눈길을 붙잡습니다.
매해 십이지 동물과 관련한 민속을 소개해 오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전시에서는 말 털로 만든 전통 붓과 망건 말머리 장식을 한 몽골의 현악기까지 생활 속에서 꽃핀 말 문화도 살펴볼 수 있습니다.
박력과 생동감을 상징하며 오랜 세월 사람과 함께해 온 말!
새롭게 도약하는 한해를 기원하며 전시장 곳곳엔 붉은 말의 기운이 가득합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이현오,박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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