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91세 현역 노장의 전기톱 조각 "나무는 내 친구"

2026.03.28 오전 01:00
[앵커]
한국 현대조각 역사에 중추적 역할을 한 1세대 여성 조각가죠?

김윤신 작가는 90세가 넘은 지금도 여전히 전기톱을 들고 작업을 하는 현역 작가입니다.

지구 반대편 아르헨티나에 자신의 이름을 딴 미술관을 세운 작가이기도 한데요.

김윤신 70년 예술 세계를 조망하는 대규모 회고전에 김정아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하늘을 향해 뻗어 있는 수직의 조각들이 전시장을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깎았지만, 쌓은 듯한 조각은 새벽마다 돌탑을 쌓으며 기도를 올린 어린 시절 어머니와의 기억입니다.

거친 속살이 드러난 날 것의 느낌부터 수직적 조형미가 극치를 이룬 구겐하임 소장품까지 자르고 깎아내는 과정을 통해, 나무에 다시 생명력을 불어넣는, 조각가 김윤신의 작품입니다.

한국에서 조소를 전공한 뒤 프랑스로 건너가 조각과 석판화를 공부한 김윤신은 1983년 남미의 광활한 자연에 매료돼, 그곳에 터를 잡습니다.

작업실도, 재료도 없던 초창기엔 버려진 나무를 가져다 거리 작업을 했고.

남미의 단단한 나무를 자르기 위해 전기톱을 들었습니다.

스케치나 밑 작업 없이 한참을 나무의 결과 모양 냄새까지 관찰하고 형상이 떠오르는 순간 전기톱을 든다는 작가!

대부분 작품 제목이기도 한 '합이합일 분이분일'은 더하고 나누어 하나가 된다는, 작가 작업을 관통하는 이념입니다.

[김윤신/조각가 : 나하고 얘(나무)가 둘인데 그거를 하나로 되게 작업을 하는 거예요. 내가 이렇게 하겠다는 게 아니에요. 그냥 나를 그렇게 가게 하는 거예요.]

나무와 함께 70년!

[김윤신/조각가 : 나무는 내 친구예요. 어느 나라나 있는 이 자연은 다 내 친구라고, 내가 그들과 똑같은 거예요.]

1990년대부턴 재료의 범위를 넓혀 돌조각도 선보였습니다.

남미 원주민의 기호와 색채는 조각과 회화를 오가며 리듬감을 더했고 외출이 제한된 코로나 시기엔 폐자재를 활용해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허물었습니다.

변주를 더해가며 평생 조각에 천착한 구순 노장!

[김윤신/조각가 : 내가 건강하게 사는 동안 더 좋은 작품을 남기고 가는 게 내 꿈이에요.]

조각 산책로처럼 꾸며진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과 프랑스 아르헨티나로 이어진 김윤신 예술 여정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습니다.

YTN 김정아입니다.


영상기자 : 이현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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