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국민 아버지' 잠들다...배우 최불암이 남긴 발자취 [이슈ON]

2026.10.30 오후 04:51
■ 진행 : 이정섭 앵커
■ 출연 : 하재근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국민 아버지'로 사랑받아온 배우 최불암 씨가 어젯밤 향년 87세로 별세했습니다. 고인의 생애와 발자취,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되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문화예술계의 큰 별이 졌습니다. 최불암 씨가 건강이 안 좋은 것으로 전해졌는데 치료를 받다가 세상을 떠나신 거죠?

[하재근]
그렇습니다. 최불암 씨가 건강이 안 좋다고는 많이들 알고 있었는데 그게 돌아가실 병이라고는 생각을 안 했거든요. 왜냐하면 병명이 작년 3월에 허리 디스크 수술을 했다고 알려졌기 때문에 디스크 수술이라는 게 움직임에 불편함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 때문에 돌아가실 거라고 생각 안 하잖아요. 그리고 또 간혹 가다가 최불암 씨 지인 동료 연예인들이 병세가 안 좋다고 전하기는 했는데 그럴 때마다 최불암 씨 측에서 아니다, 큰 문제 없고 재활 잘하고 있다고 이야기했기 때문에 그러면 재활 마치고 복귀하시겠구나 생각을 하고 있었고 올해 6월에도 문화부 장관하고 대화를 나누면서 퇴원하면 막걸리 한잔 합시다 하고 호탕하게 웃었다, 이런 얘기도 전해져서 복귀하실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최근에 갑자기 병세가 악화됐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정말 뜻하지 않게 어젯밤 10시 30분에 별세하셨다는 소식이 전해진 겁니다.

[앵커]
갑작스러운 별세에 많은 국민분께서 슬픔에 젖어계신데 빈소는 일단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습니다. 지금 정치권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에서도 조문 행렬이 이어지고 있죠?

[하재근]
워낙 대국민 배우고 거기다가 정치권하고도 인연이 있고 경찰하고도 인연이 있거든요. 그렇다 보니까 일반 국민들부터 시작해서 동료, 후보 연예인들은 물론이고 경찰 지휘부도 빈소를 찾았다고 하고 또 전원일기에서 아들 역할을 맡았던 유인촌 전 장관이, 이제는 전 장관이 됐잖아요. 전 장관이 빈소를 찾아서 생전에 최불암 씨한테 내가 아버지라고 불렀었다, 그런 이야기도 했고 또 각 지상파 방송사에서도 일제히 최불암 추모 특집 프로그램을 긴급 편성에 나서고 있고 또 최불암 씨가 생전에 진행했던 한국인의 밥상 팀에서도 추모 다큐 제작에 들어가는데 거기서 또 내레이션을 최불암 씨한테 내레이션 배톤을 이어가는 최수종 씨가 이어간다고 해서 나문희 씨, 윤일상 씨 등등등 많은 연예인들이 저마다의 바탕으로 SNS에 추모글을 올리거나 빈소를 찾거나 하면서 추모하고 있습니다.

[앵커]
최불암 씨의 장례는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집니다. 생전 고인과 굉장히 인연이 깊다고요?

[하재근]
그렇습니다. 그러니까 최불암 선생님 정도 되는 대배우라면 배우장이라든가 영화인장이라든가 이런 식으로 보통 하게 마련인데 최불암 씨는 그게 아니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치러지게 되는 거예요. 왜냐하면 최불암 씨가 생전에 초록우산어린이재단하고 정말 깊은 인연을 맺었기 때문에. 1980년대 전원일기에서 금동이를 입양하는 에피소드를 방영했을 때 국민적인 찬사를 받은 거예요, 최불암 씨가. 최불암 씨가 나는 대본에 써준 대로 연기를 해 준 것뿐인데 왜 나한테 국민들이 찬사를 보내지 하면서 부끄럽다, 내가 이거 가만 있으면 위선자가 될 것 같다고 해서 가만히 있으면 안 되고 실제로 진짜로 내가 어린이들을 위해서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해서 그때부터 초록우산어린이재단에 85년부터 전국후원회장을 맡아서 몇 년 하다 끝낸 게 아니라 41년 동안 그걸 한 겁니다. 그리고 최불암 씨가 유명한 연예인이니까 이름만 빌려주고 돈만 내고 그런 게 아니라 여러 행사들을 일일이 다 찾아다니면서 직접 봉사활동을 한 거예요. 그렇게 41년을 활동했기 때문에 그 뜻을 기려서 장사도 방송인장 이런 게 아니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장으로 치르게 됐고 최불암 씨가 생전에 내가 죽으면 운구할 때 초록우산재단에 꼭 들러달라, 유언 비슷하게 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번에 운구할 때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본부도 들를 예정입니다.

[앵커]
그러니까 양자를 들이는 역할에서 그치지 않고 실생활에서도 실천하는, 아이들을 후원하면서. 그런 고인의 모습을 저희가 되짚어봤는데. 이재명 대통령도 우리 시대의 아버지라며 추모했습니다. 그러니까 최불암 씨가 국민의 아버지라는 수식어가 굉장히 잘 붙는데 지금 67년 연기인생에서도 아버지 역할을 많이 하셨잖아요.

[하재근]
그러니까 최불암 씨가 젊었을 때부터 67년에 탤런트 데뷔를 했는데 데뷔했을 때 20대 때부터 수양대군 이런 드라마에서 김종서 역할, 수양대군 때 김종서 장군이면 굉장히 노인이거든요. 20대 때 그런 역할을 벌써 한 거예요. 그러니까 노역, 나이 많은 역할을 계속 하다 보니까 국민들 뇌리 속에 어른으로 계속 인식이 됐던 겁니다. 그러면서 수사반장을 70년대부터 하게 되는데 수사반장에서도 반장 역할을 하면서 무서운 반장이 아니라, 당연히 범인들을 확실하게 잡는 정의로운 반장이기는 하지만 정의로운 것으로만 그치는 게 아니라 일반 서민들의 생계형 범죄도 많이 나왔거든요, 수사반장에서. 그러한 범인들의 애환을 항상 안타깝게 생각하고 연민을 느끼는 그러한 인간미가 느껴지는 반장 역할로 나왔기 때문에 그게 또 뭔가 따스한 어른, 따스한 어버이 같은 이미지로 다가왔던 겁니다. 그러다 결정적으로 80년대 전원일기 김 회장 역할을 맡으면서, 이건 완전히 아버지 역할이거든요. 그때 최불암 씨가 그늘 넓은 느티나무 같은 아버지 역할을 그려야 되겠다고 마음먹고 전원일기 김 회장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그 김 회장 역할을 그렇게 하면서 결국 완전히 국민 아버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앵커]
실제 수사반장에서 새벽에 당시 자문하던 경찰이 연락을 하면 그 현장에 가서 직접 체험을 하기도 했다는 후문도 전해집니다. 그리고 한국인의 밥상, 최근까지 교양 프로그램에서 실제로 실제로 소탈한 모습들을 보이면서 굉장히 따뜻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죠?

[하재근]
최불암 씨가 한 작품들이 다 장수 작품이 된 거예요. 그래서 수사반장도 그렇고 전원일기도 그렇고 한국인의 밥상도 이건 교양 프로그램인데 이것도 장수 프로그램인 겁니다. 그런데 어떤 프로그램이 장수를 하려면 꼭 출연자가 잘하고 열정적이고 성실하고 그렇다고 해서 무조건 장수가 되는 게 아니라 국민이 좋아야 되거든요, 시청률이 좋아야 되고 국민한테 호평을 받아야 장수 프로그램이 되는 건데 이게 최불암 씨가 한국인의 밥상에서도 워낙에 소탈하고 푸근하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는, 인간미가 넘치는 그러한 진행을 하다 보니까 그게 많은 국민들의 마음에 위로해 주면서 국민들이 이 프로그램을 마치 밥 친구처럼 본인들이 집에서 외롭게 1인 가구도 많잖아요. 외롭게 밥 먹을 때 이 프로그램을 틀어놓고 밥을 먹는다든지. 그러니까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교양 프로그램은 교양 프로그램대로 오랫동안 프로그램을 유지하면서 많은 국민들을 계속해서 위로해 주셨던 배우였다, 그렇게 볼 수 있겠습니다.

[앵커]
그리고 최불암 선생님의 특유의 웃음소리 있잖아요. 파하라고 하는. 그래서 최불암 시리즈가 90년대에 인기를 끌지 않았습니까? 이게 어쨌든 구두로 전해지면서 유머 시리즈로 승화가 됐는데 그만큼 대중적으로 친근한 배우였다는 이미지가 있는 거죠?

[하재근]
그게 정확하게 얘기하면 친근해서 최불암 시리즈가 나온 게 아니라 최불암 시리즈가 나와서 친근해졌다, 이렇게 볼 수도 있을 것 같은데 90년대거든요. 90년대 우리나라에 문화 전쟁이 벌어집니다. 신세대가 등장하면서 완전히 뒤집어놓거든요, 서태지부터 시작해서. 그래서 청소년들이 우리나라 문화계 주류로 당시에 등장하는데 기성세대하고는 완전히 다른 자기들만의 뭔가 좀 수평적이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려고 하는 거예요. 그러면서 기성세대 문화를 전복시키려고 하는데 그때 청소년들이 보기에 대표적인 TV에 나오는 어른이 최불암 씨였던 겁니다. 그래서 그러한 최불암 씨를 희화화하면서 새로움을 느꼈던 건데. 그런데 최불암 씨가 청소년들이 자신을 희화화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고 그냥 나를 웃음의 소재로 써다 좋다 그러면서 저작권을 풀어줬거든요. 그래서 최불암 시리즈가 책으로 여기저기서 나오고 파하 하는 웃음 같은 경우에는 전원일기에서 웃을 때 건넌방에 어머니가 있으니까 내가 크게 웃으면 벽간 소음 때문에 어머니한테 폐를 끼칠 수 있으니까 소리를 줄이면서 숨만 내쉬는 식으로 웃은 게 파하 하는 웃음소리거든요. 그게 또 나중에 웃음코드가 되고 이런 웃음코드들을 통해서 최불암 씨가 굉장히 국민들한테 친근한 연예인이 됐죠.

[앵커]
당시 친구들끼리 유머 시리즈를 공유했던 기억이 떠오르네요. 한 시대를 연기한 배우 최불암 씨의 편안한 영면을 기원하겠습니다. 지금까지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함께했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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