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지난 15년 동안 우리나라 남자테니스의 간판스타로 자리를 꿋꿋하게 지켜온 이형택이 사실상 선수로서 코트와 마지막 인사를 했습니다.
이경재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9번의 대회에서 이형택이 7번이나 우승하며 '이형택배'라는 별명까지 붙은 삼성증권배 국제챌린저 1회전.
부진에 빠졌을 때마다 다시 도약할 수 있는 힘을 얻었던 무대에서 이형택은 은퇴 경기에 나섰습니다.
다시 한번 멋지게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큰 박수를 받으며 선수생활을 마치고 싶은 마음도 컸지만, 세월의 힘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이형택은 갑작스레 출전한 전국체전에서 입은 허벅지 부상이 재발해 2세트 도중에 경기를 포기했습니다.
내심 다음주 벼룩시장배까지 뛸 계획이었지만, 사실상 선수로서 코트에 서는 마지막 순간이 됐습니다.
[인터뷰:이형택, 삼성증권]
"끝까지 못뛰어서 아쉽고, 반면에 대회 준비하느라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는데, 편하기도 합니다."
세계랭킹 36위와 US오픈 16강, 아시안게임 금메달 등 그가 써온 한국 테니스의 역사도 이제 후배들의 몫으로 남았습니다.
[인터뷰:이형택, 삼성증권]
"남을 탓하거나, 환경을 탓하기보다 더 집중하고, 정신력을 강화시키면 충분히 외국 선수들과 겨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 2의 이형택을 꿈꾸는 조숭재는 자신의 우상에게 승리를 거두고, 2회전 출전권을 잡았습니다.
10회째 맞는 이 대회에서 이형택을 제외하고 우리 선수가 2회전에 진출한 것은 조숭재가 두번째입니다.
[인터뷰:조숭재, 명지대]
"형택이 형의 마지막 경기를 이겨서 기쁘고, 미안하기도 하고, 형택이 형에게 미안하지 않게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이형택은 대회 결승전이 열리는 일요일에 선후배와 동료, 팬들과 함께 하는 은퇴식을 치르고, 지도자로서 새 인생을 시작합니다.
YTN 이경재[lkjae@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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