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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오보청 논란 빚은 기상청...무엇이 문제인가?

2019.02.15 오후 10:02
■ 진행 : 나연수 앵커
■ 출연 : 이덕환 / 서강대 과학 커뮤니케이션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결국 오보청이란 단어가 다시 등장했습니다. 호우든 태풍이든 폭설이든 때마다 반복되는 기상청의 오보, 무엇이 문제이고 개선 방법은 없는지, 전문가의 의견을 들어보겠습니다.

서강대학교 과학커뮤니케이션학과 이덕환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세요?

[인터뷰]
안녕하세요.

[앵커]
오늘 아침 출근길 고생하신 분들이 많았습니다. 교수님이 보시기에는 아침에 어떤 부분이 가장 문제였나요?

[인터뷰]
많이 고생하셨죠. 제일 직접적인 문제는 눈이 온 거죠. 출근 시간에 딱 맞춰서. 정말 악재의 연속이었습니다. 그거를 지자체가 눈을 치우지 못한 게 직접적인 원인이었고요.

지자체가 준비를 못했던 이유로 기상청의 오보를 지목하고 있습니다. 기상청도 참 악재가 겹친 것 같아요. 어제저녁에 오늘 아침에 눈이 올 거라는 걸 충분히 예상하지 못했고요.

그다음에 새벽에 눈이 온다는 사실을 파악을 했는데 지자체에다 연락할 방법이 없었던 거죠, 실질적으로. 그렇게 악재가 겹치면서 많은 시민들이 어려움을 겪었는데 그 비난이 기상청으로 쏟아지고 있는 겁니다. 이게 저희가 한두 번 겪은 일이 아니죠.

[앵커]
일단 예보가 기상청에서 나왔으니까요. 기상청도 최대한 정확한 예보를 하고 싶을 텐데 우리 예보 기술이 여기에 미치지 못하는 겁니까?

[인터뷰]
글쎄요, 자꾸 예보를 정확하게 했으면 하는 게 국민들의 바람이죠. 희망사항인데 우리의 현실이 굉장히 안타깝습니다. 우리의 지형적인 특성이 바다로 둘러싸여 있고 북쪽에는 북한이 있고요. 그러니까 우리가 예보에 필요한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영역이 굉장히 좁아요.

그런 한계가 있는 데다가 지금 사실은 눈 예보라는 것은 근본적으로 굉장히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눈하고 비가 예보상에서 그렇게 명백하게 구분이 되는 게 아니에요.

그러니까 비가 내릴지 눈이 내릴지를 기상청에서 알아내기가 굉장히 어려운 것이고 또 이게 눈이 오느냐 안 오느냐도 어렵지만 얼마나 올 것이냐 하는 것을 예보하는 것은 정말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입니다. 그런데다가 또 기상청 내부적으로도 문제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앵커]
어떤 문제인가요?

[인터뷰]
최근에 예보국장이 교체가 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새로 취임한 예보국장도 전문가인 것은 사실인데 현업에서 잠깐 떠나 있다가 다시 돌아와서 적응할 시간이 필요했던 것 같은데 그 부분도 또 어려움을 가중시키는 요인이 됐던 것 같습니다.

[앵커]
내부 조직의 문제까지 언급을 해 주셨는데 인사상의 변동이 있더라도 어쨌든 기상청의 기본적이 업무는 제대로 수행이 되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인터뷰]
그렇죠. 그런 데다가 올해는 다 기억하시겠지만 올 겨울은 유난히 가물었습니다. 비도 안 오고 눈도 안 왔죠. 그리고 또 비정상적으로 따뜻했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2월 4일이 입춘이었고 이제 19일이 우수예요.

그러니까 겨울이 다 끝나간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아주 정말 고약한 시간대에 눈이 내려서 눈 같지도 않은 눈 때문에 많은 분들이 고생을 했습니다.

[앵커]
실제로 적설량은 많지 않았다고 하던데요. 교수님께서 새벽에 눈이 올 거라는 수정된 예보를 기상청이 확보를 했지만 지자체와 유기적으로 이것을 알리고 대처하는 부분이 부족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떤 방법을 썼어야 했는데 제대로 안 됐던 건가요?

[인터뷰]
이게 참 어려운 일입니다. 지자체에서도 책임이 있죠. 새벽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했는데 방법을 찾지 못했던 겁니다. 이게 낮 시간대였으면 다른 방법을 찾았겠지만.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우리가 경험한 셈입니다.

지자체가 또 준비를 충분히 해놓으면 그다음에 그 준비가 너무 과도했다는 비난을 감수해야 돼요. 그러니까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우리가 좀 우리 국민들도 같이 어려움을 동감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니까 이 날씨를 예측하고 비상사태를 준비하는 일이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그렇게 아무나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같이 노력을 해야 되겠지만 비용도 굉장히 많이 필요하고 정확하게 해내기는 정말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어려운 일이니까 좀 같이 노력을 하고 이해의 폭도 좀 높여야 하지 않는가 그런 바람을 갖게 됩니다.

[앵커]
기상청이 어느 정도 예보의 정확성을 확보하기가 어느 정도 어려운지, 또 그런 경우 어떻게 시스템 자체에 대해서도 국민들이 정확하게 알고 비난을 해야 한다는 말씀이셨고요.

[인터뷰]
특히 그 부분에 대해서 좀 강조를 드리고 싶은데 우리 국민들이 어떤 이유에서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100% 적중률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어요. 다른 나라도 100% 적중률은 가지고 있지 못합니다.

오늘 새벽 같은 이런 일이 벌어지면 다른 나라도 허둥거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그리고 또 하나 정말로 간곡하게 말씀드리고 싶은 게 기상청의 노력에 대한 인식도 좀 바꿔야 될 것 같아요.

기상청이 일부러 오보를 하는 것은 아니죠. 그런데 기상청의 예보관들의 입장이 굉장히 어렵습니다. 조금만 틀리면 엄청난 비난이 쏟아져요. 그러니까 마음놓고 예보를 할 수 있도록 해 줘야 하고요. 틀려도 좀 수용해 주는 그런 자세가 필요한데. 특히 일기예보는 재난대응용입니다. 재난대비책입니다.

그러니까 예보관들이 최악의 상황을 마음놓고 예보할 수 있도록 해 줘야 됩니다. 어제는 영동지방에 15cm의 눈이 내릴 거라고 했는데 5cm밖에 안 내렸잖아요. 이것도 오보로 분류가 돼서 기상청에 대한 비난을 합니다.

그 경우에는 저는 저희가 마음을 넓게 열어서 15cm 왔으면 엄청나게 큰 어려움을 겪었을 텐데 5cm밖에 안 왔으니까 참 다행이다라는 생각을 가져야 될 것 같아요.

[앵커]
교수님, 기상 상황을 100% 정확하게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렵다. 하지만 변동된 기상상황이 있을 때 지자체와 유기적으로 연동해서 출근길이나 퇴근길 시민들 불편을 최소화하자는 말씀으로 이해를 하겠습니다.

서강대 과학 커뮤니케이션 학과 이덕환 교수였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인터뷰]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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