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도깨비 같은 날씨였습니다.
푹푹 찌는 더위 속에 소나기가 5분도 안 돼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했는데요.
'열대성 스콜'과 비슷해 보이지만, 원리는 전혀 다릅니다.
장아영 기자입니다.
[기자]
소나기가 세차게 쏟아집니다.
눈앞이 안 보일 정도로 내리던 것도 잠시, 우산을 들어 올린 손이 민망할 정도로 금세 비가 그칩니다.
같은 시간 레이더 영상입니다.
수도권 낮 12시 50분부터 2시 20분까지, 10분 간격으로 비구름이 이동하는 모습인데, 시간당 70~90mm에 해당하는 보라색을 포함한 비구름이 빠른 속도로 스쳐 지나갑니다.
이런 날씨는 전국에서 관측됐습니다.
경북 칠곡, 도로 앞쪽에 갑자기 먹구름이 보이더니 비를 쏟아내곤 10분도 안 돼 그쳤습니다.
경남 김해에서는 소나기와 파란 하늘이 공존하는 사진이 찍히기도 했습니다.
찜통더위를 물러나게 하기에는 너무 짧은 소나기.
한낮 최고기온이 36도, 체감온도는 37도까지 올랐습니다.
이런 '도깨비 소나기'는 '열대성 스콜'과 겉모습은 비슷하지만, 원리는 다릅니다.
뜨겁게 가열된 공기가 상승하며 비를 쏟고 사라지는 스콜과는 달리, 소나기 구름대는 사라지지 않습니다.
비구름대가 작고, 빨리 이동하기에 한 지역에 비를 뿌리는 시간이 짧은 겁니다.
[박중환 / 기상청 예보분석관 : 조그만 구름대가 몽글몽글몽글 산발적으로 이렇게 연결되는 형태거든요. 북태평양 고기압의 가장자리 영역에서 이 상대적으로 덥고 습한 공기가 남풍을 타고 유입되고 있는데 그게 낮 동안에 기온이 올라간 내륙 지역을 중심으로 불안정이 강화되면서 비구름대가 소나기 형태로 만들어지는 거죠.]
기상청은 내일(28일)부터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조금 더 한반도로 확장하며, 불안정이 점차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습니다.
YTN 장아영입니다.
촬영기자: 박진우 전대웅
영상편집: 김지연
디자인: 김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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