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10월 하순에 찾아온 이례적인 태풍이 제주와 남부지방에 비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태풍은 온대저압부로 약화했지만, 이번에는 기온이 크게 떨어질 전망인데요.
김민경 기상·재난 전문기자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10월도 이제 끝나가는데, 이 시기에 태풍이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건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죠?
[기자]
네, 우리나라에 영향을 주는 태풍은 대부분 여름부터 초가을 사이에 집중되는데요.
이번 태풍 '참피'는 기상청의 태풍 통계가 구축된 1951년 이후 역대 가장 늦게까지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그동안 10월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준 태풍들을 보면, 직접 상륙한 건 1994년 태풍 '세스'가 10월 12일로 가장 늦었고요.
상륙하지 않고 영향을 준 태풍까지 포함하면 1998년 '제브'가 10월 18일까지 영향을 준 게 가장 늦었습니다.
[앵커]
이번 태풍으로 남해상에는 태풍경보까지 내려졌었죠? 바람도 상당히 강하게 불었다면서요?
[앵커]
네, 화면 보실까요?
태풍이 다가오면서 제주 남쪽 먼바다와 남해 동부 먼바다에는 태풍경보가 내려졌습니다.
남해상에서는 파고가 최대 9.5m에 달했고요.
제주와 남부지방의 산간, 해안 곳곳에는 순간적으로 시속 100km에 육박하는 돌풍이 불었습니다.
어제 YTN 취재기자가 서귀포 법환포구에서 현장 중계를 했는데요.
보시는 것처럼 거센 바람에 몸을 제대로 가누기 힘들 정도였고, 높은 파도도 끊임없이 밀려들었습니다.
[앵커]
제주에는 많은 비도 내렸는데요.
한라산에는 4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다고요?
[기자]
네, 비가 내리기 시작한 지난주 금요일부터 오늘 아침까지 제주 삼각봉에 426mm의 비가 내렸습니다.
사제비와 윗세오름 등 산간 지역에도 30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고요.
제주시에도 사나흘 사이 200mm가 넘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앵커]
제주와 남해안은 그렇다 해도, 태풍에서 멀리 떨어진 호남과 영남 내륙에도 비가 많이 내렸던데요?
[기자]
네, 우선 영상 보실까요?
태풍이 본격적으로 북상하기 전부터 붉은색의 수증기가 제주와 남해안으로 들어오는 거 보이시죠?
태풍이 끌어올린 수증기인데요.
우리나라 상공에는 찬 공기가 머물고 있었고, 남쪽에서 올라온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찬 공기와 만나면서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한 겁니다.
이 비구름이 충청 이남까지 계속 유입되면서 태풍에서 멀리 떨어진 내륙에도 많은 비가 내렸는데요.
부산에는 150mm가 넘는 비가 쏟아졌고, 여수와 포항 등 남부 곳곳에서도 100mm 이상의 강수량을 기록했습니다.
[앵커]
태풍이 강도 1까지 약해졌고, 우리나라에 직접 상륙하지도 않았는데, 이렇게 많은 비와 강한 바람을 몰고 왔네요?
[기자]
네, 강도 1은 태풍 가운데 상대적으로 약한 단계일 뿐, 여전히 강한 바람을 동반합니다.
태풍 자체가 매우 강하게 발달한 저기압이기 때문인데요.
태풍은 이보다 훨씬 강한 바람과 많은 수증기를 동반하는 저기압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직접 상륙하지 않더라도 주변 기압계와의 기압 차이로 강풍이 불 수 있고요.
또 태풍이 끌어올린 수증기가 이번처럼 상공의 찬 공기와 만나면 비구름이 강하게 발달해서 멀리 떨어진 곳에도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어제는 비 때문에 프로야구 플레이오프 경기까지 취소됐잖아요. 이제 태풍도 사라졌는데, 비 걱정은 없을까요?
[기자]
네, 태풍이 물러가면서 비도 대부분 그쳤습니다.
앞으로 플레이오프 일정에도 큰 지장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오늘 대구에서 열리는 1차전부터 목요일 광주에서 열리는 3차전까지는 비 예보가 없습니다.
금요일 광주에서 열리는 4차전에는 한때 비가 예보돼 있지만, 현재로서는 경기 진행에 큰 영향을 줄 정도는 아닐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1차전부터 4차전까지 모두 저녁 경기인 만큼, 직관하실 분들은 큰 일교차에 대비해서 따뜻한 옷을 챙기시는 게 좋겠습니다.
[앵커]
올해는 유독 태풍 소식이 많았던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태풍이 또 우리나라에 영향을 줄 수도 있을까요?
[기자]
네, 올해는 지금까지 태풍이 모두 31개 발생했는데요.
평년에는 1년 동안 평균 25개 정도 발생하니까 이미 평년 수준을 넘어섰습니다.
특히 8월에는 10개나 발생했고, 이번 달에도 5개가 발생했는데요.
다만 우리나라에 상륙한 태풍은 3년째 없고요.
영향을 준 태풍은 이번 '참피'까지 2개로, 평년 3.4개보다 적습니다.
11월과 12월에도 태풍은 발생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는 찬 공기가 자리 잡기 시작했고, 바닷물도 점차 식고 있어서 앞으로 우리나라까지 태풍이 직접 북상할 가능성은 작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태풍이 사라지고 나니 이번에는 추위가 또 찾아온다고요. 기온이 얼마나 떨어지는 건가요?
[기자]
네, 오늘 아침 14도였던 서울 기온이 내일은 10도, 수요일에는 2도까지 떨어지겠습니다.
지난 22일 기록한 올가을 최저기온 5.2도보다도 3도가량 낮을 것으로 예보되면서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아침이 될 전망인데요.
낮 기온도 오늘 20도에서 수요일에는 13도까지 내려가겠고요.
바람까지 강하게 불면서 종일 쌀쌀한 날씨가 이어지겠습니다.
[앵커]
지난주 추위는 하루 만에 풀렸잖아요.
이번 추위는 얼마나 오래갈까요?
[기자]
네, 이번 추위도 오래가지는 않겠습니다.
수요일 아침 추위가 절정에 이른 뒤 목요일부터는 기온이 다시 오르겠는데요.
목요일 오후쯤 한 차례 가을비가 내리겠고, 이후에는 기온도 평년 수준을 회복할 전망입니다.
[앵커]
올가을은 태풍에 추위까지 날씨가 참 변화무쌍한데요. 이제 본격적인 단풍철인데, 단풍이 들기도 전에 낙엽이 떨어지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요?
[기자]
네, 현재 내장산과 두륜산을 제외한 전국 대부분의 주요 산에서 첫 단풍이 관측됐고요.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소백산, 덕유산, 지리산은 이미 단풍이 절정에 이르렀습니다.
그런데 최근에는 단풍이 채 물들기도 전에 나뭇잎이 떨어지는 이른바 '조기낙엽'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올여름 기록적인 폭염에 가을 가뭄까지 겹치면서 나무들이 큰 스트레스를 받은 건데요.
나무도 수분이 부족해지면 물을 아끼기 위해 잎의 기공을 닫고, 심하면 아예 잎을 일찍 떨어뜨리기도 합니다.
그런데 잎이 빨리 떨어지면 광합성을 할 수 있는 시간도 줄어들잖아요.
결국, 단풍이 조금 덜 아름다운 데 그치는 게 아니라, 나무가 건강하게 자라는 데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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