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멘트]
여고생 두 명이 필로폰을 상습적으로 투약해 오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호기심에 어른이 건넨 필로폰에 손댔지만 어른들보다 더 지독한 후유증에 시달렸습니다.
김종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16살 최 모 양의 팔에 필로폰을 투약한 자국이 희미하게 남아 있습니다.
친구인 16살 이 모 양의 팔도 마찬가집니다.
두 사람이 필로폰을 투약하기 시작한 것은 지난 3월.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유흥업소에서 일하다 알게 된 33살 김 모 씨가 건넨 필로폰을 보고 호기심에 그냥 지나치지 못한 것입니다.
처음 몇 번은 김 씨가 미끼삼아 무료로 제공했지만 두 사람이 중독된 뒤에는 돈을 받고 팔았습니다.
유흥업소에서 번 돈을 써가며 점점 더 필로폰에 의존하게 된 두 사람.
투약이 계속될 수록 한 번에 맞아야 하는 양도 늘어났는데 다니던 학교에서는 금단증상 때문에 불안 증세를 보이기도 했지만 누구도 투약 사실을 알지 못했습니다.
뒤늦게 자녀의 투약 사실을 알게 된 부모는 정신과 치료를 권하고 있지만 이미 깊은 늪에 빠진 최 양 등은 아직도 환각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터뷰:윤병욱, 부산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
"지금도 주사기를 보면 (투약)하고 싶다. 가슴이 뛴다. 그런 식으로 이야기 했습니다."
최근 들어 검거된 마약류 사범 가운데 10대가 차지하는 비중은 0.2%.
아직 10대의 마약 문제가 사회적 관심 수준으로까지 부각하지는 않았습니다.
하지만, 어른보다 더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는 두 소녀의 모습은 청소년 마약 문제를 가볍게 볼 수 없게 하고 있습니다.
[인터뷰:강제욱, 부산백병원 소아정신과 교수]
"성인에 비해 청소년들의 뇌는 미성숙한 상태고 발달이 충분하게 이뤄진 상태가 아닙니다. 그렇다 보니까 충동이나 이런 것이 올라올 때 처리하는 힘이 부족하고..."
경찰은 마약사범 김 씨를 구속하고 최 양 등 10대 청소년 2명과 유흥업소에서 두 사람을 고용한 업주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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