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시신 없는 살인', 항소심서 무죄

2012.02.08 오후 03:39
[앵커멘트]

이른바 ‘시신 없는 살인'으로 관심을 모았던 사건에 대해 고등법원이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직접 증거인 시신이 없는 상황에서 타살이 아닌 다른 이유로 피해자가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게 무죄 선고의 이유입니다.

취재기자 연결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종호 기자!

우선 어떤 사건이었는지 간단히 알아볼까요?

[리포트]

지난 2010년 6월에 당시 40살이던 손 모 씨가 대구지역 보호기관에서 지내던 26살 김 모 씨를 부산으로 데려 가면서 벌어진 일입니다.

김 씨는 부산에 도착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숨졌는데 김 씨가 숨진 것을 본 사람은 손 씨 밖에 없었습니다.

숨진 것이 타살로 인한 것인지 아니면 자연사나 자살인지를 가려 줄 다른 목격자가 전혀 없다는 이야기입니다.

이 과정에 대해 손 씨는 "잠시 자리를 비웠다 돌아와보니 김 씨가 숨을 쉬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병원 응급실로 김 씨를 데려간 손 씨는 그 곳에서 김 씨의 신원을 자신의 것으로 바꿨습니다.

두 사람의 나이가 14살이나 차이가 났지만 나이 보다 상당히 젊어 보이는 외모를 이용해 자신이 숨진 것으로 위장할 수 있었습니다.

자신이 숨지면 15억 원을 타낼 수 있는 보험 7개에 가입한 상태였기 때문에 신원을 조작한 것입니다.

손 씨는 김 씨 시신을 화장한 뒤 보험사에서 일부 보험금을 타냈고 추가로 돈을 더 타내는 과정에서 경찰에 검거됐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손 씨는 김 씨를 데리고 오기 이전부터 살인 방법 등을 인터넷을 통해 찾아본 것을 드러났습니다.

1심 재판부는 시신이 화장으로 사라져 직접적인 사망 원인을 알 수 없지만 손 씨가 의도적으로 김 씨에게 접근해 숨지게 하고 보험금을 타내려 했다는 정황 증거를 인정해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습니다.

[질문]

1심에서는 살인죄가 인정됐었다는 이야기인데요.

2심에서는 왜 뒤집어졌습니까?

[답변]

말 그대로 ‘시신이 없는 살인'이었기 때문입니다.

2심을 맡은 부산고등법원 제2형사부는 이번 사건으로 숨진 김 씨가 타살됐을 가능성이 제법 높은 점을 부인할 수 없다고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시신이 화장으로 사라져 직접 증거가 남아 있지 않은 상황에서 피해자 김 씨가 자연사 또는 자살 등의 이유로 숨졌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피해자가 26의 나이에도 잦은 음주와 흡연 등으로 건강 상태가 좋지 못했고 그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온 점이 고려된 것입니다.

또, 손 씨가 독극물을 이용한 타살 방법을 인터넷으로 검색한 기록이 남아있지만 응급실 관계자들이 김 씨 시신에서 독극물로 사망한 흔적이 없었다고 진술한 부분도 있다며 불문명한 사정이나 의문이 검·경의 수사로 해소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재판부는 누구나 받아들일 수 있는 객관적이고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한다는 증거재판주의 원칙과 열 명의 범인을 놓치는 한이 있어도 한 명의 억울한 사람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법 정신을 강조했습니다.

이번 판결에 대해 검찰은 즉각적으로 반발하며 상고할 뜻을 밝혔습니다.

시신 없는 살인 사건에 대한 공방은 이제 대법원으로 넘어갔습니다.

지금까지 부산에서 YTN 김종호[hokim@ytn.co.kr]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