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머리채 잡혀 끌려다녔다" 계약직 영양사의 눈물

2018.05.26 오전 02:34
[앵커]
충남 천안의 한 초등학교 급식실에서 영양사와 조리사 사이 폭력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 내면을 들여다보니 계약직 영양사들의 외침을 무시한 교육 당국의 무관심이 있었습니다.

이문석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초등학교 영양사 김 모 씨는 일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손가락이 골절됐습니다.

스테인리스 그릇으로 위협하는 조리사를 막으려다가 다쳤다는 설명입니다.

머리채도 잡혀 끌려다녔다면서 병원 베개에 남은 머리카락을 보여줬습니다.

당시 상황은 우유를 가지러 온 학생들이 목격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 이런 불미스런 일이 벌어진 데에는 학교 측의 무관심이 한몫했습니다.

영양사 김 씨는 급식 책임자지만 계약직.

반면에 상대 조리사는 공무원 신분이었고, 김 씨의 지시를 계속 무시했다는 겁니다.

[김 모 씨 / ○○초등학교 영양사 : 나는 영양교사들이랑만 일해서 계약직 영양사들은 몰라. 계속 그런 식으로 본인의 인맥을 과시하면서 계속 무시를 하셨거든요.]

학교 측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지 않았지만, 아무 대책도 내놓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처음도 아니었는데 말입니다.

김 씨 바로 전에 있던 영양사 역시 같은 조리사와 갈등의 골이 깊어 4개월 만에 일을 그만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임 영양사의 경우 학교 관계자뿐 아니라 교육청에까지 힘든 사정을 알렸지만, 계약직 영양사의 외침에 누구도 귀를 기울이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초등학교 전 영양사 : 참다 참다가 나가기로 결정할 때여서 (그랬는지) 교육청에서도 나가는 사람이니까 그냥 경험으로 생각하고 넘기라고 웃으면서 얘기하고 그냥 끝내더라고요.]

이번 사건에 대해 조리사 측은 쌍방 폭행을 주장하고 있는데, 몸이 아파 인터뷰는 할 수 없는 상태라고 밝혔습니다.

학교 측은 늦었지만 실태 조사를 시작해, 적절한 조처를 내리겠다고 말했습니다.

YTN 이문석[mslee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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