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시각장애인을 위해 인도에 설치한 점자블록은 장애인들에게는 눈과 같은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관공서에서조차 점자블록 관리가 엉망으로 이뤄지면서 장애인들의 보행권을 침해하고 있습니다.
KCTV 변미루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제주지방법원 주차장입니다.
법원 입구까지 이어져야 할 점자블록이 차량에 가로막혀 뚝 끊겼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이런 장애물들은 사고를 유발하는 암초와도 같습니다.
장애인을 위한다며 설치만 해놓고 관리에는 손을 놓으면서 오히려 위협이 되고 있는 겁니다.
점자블록 주위 20cm 이내를 비워두도록 한 규정도 있으나 마납니다.
주차장도 아닌데 이렇게 줄줄이 세워진 차량들은 모두 법원 차량입니다.
[법원 관계자 : 주차할 곳이 없으니까…. 저희가 이런 부분에 대해서 정확히 모르고 있었으니까. 그런 게 있다면 저희가 여기에 주차하는 건 잘못된 거죠.]
이번에는 제주동부경찰서입니다.
방문자들이 주로 가는 민원실 앞에 자치 경찰 차량 한 대가 떡하니 서 있고 운전자는 자리를 비웠습니다.
건물 증축 공사가 한창인 제주시교육지원청은 공사 컨테이너와 차량이 민원실 가는 길에 깔린 점자블록을 뚝 끊어놨습니다.
[전현정 / 제주시각장애인복지관 : (점자블록은) 방향을 제시하는 데 없어서는 안 될 필수불가결한 요소입니다. 시각장애인들은 (보행을 방해하는) 물체가 차인지 아닌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죠. 차를 밀고 갈 겁니까. 어쩔 수 없잖아요. 피해서 가야죠.]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할 보행권.
가장 기본적이고도 중요한 권리가 침해된 공간에서 시각장애인들은 헤맬 수밖에 없습니다.
KCTV 뉴스 변미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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