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학 기숙사는 저렴하고 치안이 좋아 인기가 많지만, 워낙 자리가 적어 들어가는 게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그런데 서울 시내 대학생 기숙사의 사칙을 조사해 보니, 학생을 통제와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듯한 규정이 여전히 많이 발견됐습니다.
홍주예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에 있는 한 대학 기숙사.
지난해까지만 해도 남학생은 한밤중에도 아무 때나 기숙사를 드나들 수 있었지만, 여학생은 안전을 이유로 출입 시간을 제한받았습니다.
올해 들어서야 남학생과 여학생 모두에 같은 기준이 적용됐습니다.
[이예진 /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2학년 : 시험 기간에는 도서관에서 밤새도록 공부하는 경우가 많은데 중간에 기숙사에 오고 싶어도 도서관에서 자야 하는 경우가 있어서….]
그러나 서울시가 재학생 7천 명 이상인 서울 소재 대학교 기숙사 28곳과 공공기숙사 2곳의 사칙을 조사해 보니, 거의 모든 기숙사가 출입 통제 시간을 규정에 명시하고 있었습니다.
정기적으로 또는 예고 없이 점호를 하는 곳도 여전히 있습니다.
또, 방에서 담배를 피울 경우 룸메이트도 함께 기숙사에서 내보내거나 다른 학생의 규정 위반 행위를 신고하면 상점을 주는 등 학생들끼리 서로 감시하도록 조장하는 듯한 조항마저 존재합니다.
[오창원 / 서울시 인권정책팀장 : 거주하는 대학생들을 자기 결정권을 가진 인격체로 보기보다는 통제와 관리 대상으로 보고 있고요.]
서울시는 이번 실태 조사 내용을 바탕으로 인권친화적 공동생활 가이드라인을 연말까지 마련할 계획입니다.
YTN 홍주예[hongkiza@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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