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서울광장의 멀쩡한 그늘막이 없어진 사연은?

2018.07.31 오후 04:58
[앵커]
폭염이 절정에 이른 가운데 서울광장에 설치한 그늘막이 갑자기 사라지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이 일을 두고 담당 구청과 서울시가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어떤 사연인지, 유투권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콘크리트 기초까지 통째로 뽑은 그늘막 4개가 구청 앞마당에 놓여 있습니다.

주변에는 스스로 구의 행정을 반성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걸렸습니다.

수거한 그늘막들이 원래 있던 자리는 서울광장 주변이었습니다.

중구청에서 그늘막을 철거해버리자 서울시는 곧바로 따로 예산을 들여서 그늘막을 새로 설치했습니다.

그늘막을 철거하라고 지시한 당사자는 서양호 중구청장.

애초 중구청은 관내 50곳에 그늘막을 설치하기로 했지만, 주문 차질 등의 이유가 겹치면서 제때 설치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유독 시청 앞에 있는 서울광장 주변에만 그늘막이 먼저 설치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청 간부의 요청이 있었고, 결국, 담당 공무원이 주민보다는 시청 간부의 눈치를 봤다는 설명입니다.

[중구청 관계자 : 그늘막 설치가 늦어진 데다 위치도 주민이 원하는 장소가 아닌 곳이 많았습니다. 게다가 서울시 간부의 말 한마디에 먼저 세워지는 등 이런 문제점을 반성하기 위해서….]

서 구청장은 그러면서 서울시에 그늘막 설치를 요청한 간부를 징계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서울시는 정상적인 업무 협조 차원이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서울시 관계자 : 중구청에서 그늘막 설치한다는 계획이 있는 걸 알고 정식으로 그늘막 설치 검토를 요청했습니다. 자기들도 여기에 많은 사람이 오고 가고 한다는 걸 알고 있기 때문에….]

그늘막 1개의 가격은 대략 170만 원.

이유가 어찌 됐든, 7백만 원 정도의 예산이 낭비됐고, 중구청과 서울시 사이엔 미묘한 앙금이 남게 됐습니다.

YTN 유투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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