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명에 남은 수탈의 역사...서수면 명칭 변경 운동

2019.01.12 오전 02:31
[앵커]
전북 군산의 서수면은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지명인데요.

백 년 넘게 사용되면서 주민들을 중심으로 우리 땅의 이름을 되찾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습니다.

KCN, 모형숙 기자입니다.

[기자]
군산 서수면에 있는 오일마을입니다.

1904년 가와사끼라는 일본인이 땅 18만 평을 강탈해 농장을 만든 곳입니다.

수탈도 모자라 일본인 조상을 모시는 신사까지 만들어 매일 아침 소작농에게 참배까지 하게 했습니다.

1915년에 신사가 지어진 터인데요.

지금은 이렇게 정자가 세워져 있지만 이곳 신사는 군산에서 가장 먼저 만들어졌습니다.

현재 서수라는 지명도 가와사끼가 지었는데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고 싶어 사용했다고 전해져 옵니다.

[이복웅 / 군산 역사문화연구원장 : (가와사끼가) 자기 이상향적인, 일본의 고사를 보면 수수국이라고 나와. 서수는 싱싱한 벼 이삭이라는 뜻인데 서수에 수수국을 만들겠다. 그래서 서수야.]

지명 뒤에 숨은 아픈 역사가 드러나면서 주민들 사이에서 서수면의 명칭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주민들은 일본인이 지은 지명을 계속 사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다음 주 주민을 대상으로 공론화할 계획입니다.

[김형열 / 군산시 서수면 이장협의회장 : 백 년이 지나는 시점에서 과거의 지명을 되찾았으면 좋겠다. 면민들이 적극적으로 이름을 바꾸려고 계획을 하고 있습니다.]

군산역사문화연구원 조사 결과 이 같은 흔적이 있는 지명은 9곳.

동부터 마을 이름까지 일제 잔재가 고스란히 남아 있는 겁니다.

[이복웅 / 군산 역사문화연구원장 : 전설과 설화를 가지고 마을 이름이 지어집니다. 그 속에는 우리 민족정신이 같이 들어가 있어요.]

올해로 3.1운동을 맞은 지 어느덧 백 주년.

이제라도 일제 잔재의 지명을 바로 잡아 지역의 뿌리를 되찾는 노력이 절실해 보입니다.

KCN NEWS 모형숙입니다.
HOT 연예 스포츠
지금 이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