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초등학교 수영코치가 물고문에 둔기 폭행...해임 사유는 '기간 만료'

취재N팩트 2021.03.05 오후 01:15
[앵커]
YTN은 초등학교 수영부에서 벌어진 코치의 폭행과 고문에 가까운 괴롭힘을 연속보도했습니다.

현재 가해자로 지목된 코치에 대한 형사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데요.

사건을 취재한 기자를 전화로 연결해서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나현호 기자!

우선 해당 코치에게 적용된 혐의는 특수폭행 등 4가지라고 하는데요. 구체적인 혐의 내용이 어떻게 됩니까?

[기자]
사건이 벌어진 건 4년 전인 지난 2017년입니다.

피고인은 당시 전남 목포에 있는 초등학교 수영코치인데요.

아동학대와 특수폭행, 상해, 폭행 등 총 4가지 혐의입니다.

공소장에 명시된 피해자는 총 3명인데요.

당시 많으면 11살, 적게는 7살이었습니다.

공소장 내용을 자세히 읽어보면 훈련이 굉장히 공포스러웠을 것으로 짐작됩니다.

연습 수영 기록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육두문자를 사용하는 건 기본이었고요.

단단한 고무재질로 된 '오리발'로 피해자 양쪽 뺨을 연달아 때리기까지 했습니다.

심지어 수영 출발대 조립용으로 쓰는 철제 스패너로 정강이와 발등을 때리기도 했습니다.

물고문에 가까운 괴롭힘도 있었습니다.

피해 학생 머리채를 잡고 10차례에 걸쳐 물속에 얼굴을 넣었다 빼기를 반복하기도 했고요.

발로 피해자 등을 밟아 눌러서 피해자 머리와 몸을 수영장 바닥 가까이 밀어 넣어 숨을 못 쉬게 했습니다.

이 과정에 무릎으로 피해 학생 배를 때리기도 한 것으로 돼 있습니다.

당시 피해 학생의 이야기를 들어보시죠.

[폭행 피해 학생 A 군 : 자세를 못 잡는다는 이유로 머리 잡고 물 넘어가서 다리 밑으로 해서 계속 밟고 있었어요. (물 위로) 올라오려니까 계속 머리를 누르고 발로 밟고 그랬어요.]

[앵커]
공소장 내용만 봐도 아이들이 얼마나 공포에 떨었을지 짐작이 가는데요.

지금 일부 학생들은 수영을 그만뒀다고요.

[기자]
저희 취재진이 만나본 학생들은 단지 '물이 좋아서' 수영을 시작했다고 했습니다.

성실히 훈련해서 나중에 수영선수가 되고 싶은 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수영을 그만뒀습니다.

그러면서 4년 전 계속되는 폭행과 괴롭힘에 더는 수영을 할 수 없었다고 했습니다.

어떨 때는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말했습니다.

좋아서 시작한 수영이 악몽이 돼버린 겁니다.

심지어 견디다 못해 부모님께 알렸지만, 이후에도 폭행이 계속됐다고 주장했습니다.

한 학생은 수영을 그만둔 뒤에도 당시 수영코치와 비슷한 체형을 가진 남자만 봐도 겁이 난다고 했습니다.

가해자로 지목된 수영 코치는 2017년 당시 학부모에게 무릎 꿇고 사죄까지 했습니다.

그러나 정작 지금 와서는 당시에 한 사과도 수영부를 살리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또 폭행 사실을 전면 부인하고 있습니다.

그 근거로 당시 맞지 않았다는 수영부 학생들도 있다는 점을 내세웠습니다.

당시 수영 코치의 해명을 들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전 초등학교 수영 코치 : 다른 애들은 안 맞고 왜 그 아이들만 맞았다고 그러냐고. 다른 애들은 때리는 것 본 적도 없고 맞은 적도 없는데, 다른 애들도 때리는 것도 본 적이 없는데 우리 코치님은….]

[앵커]
초등학교 수영부 안에서 코치가 폭력을 일삼으면, 감독이라도 나서서 말려야 했을 텐데요.

그런데 당시 학교 수영부 감독이 가해자로 지목된 수영 코치의 아내였다고요?

[기자]
해당 초등학교에 수영부가 생긴 게 지난 2011년인데요.

수영부 창설 3년 만에 3번째 수영 코치가 왔는데요.

다름 아닌 같은 학교 교사의 남편이었습니다.

해당 수영 코치는 전임 수영 코치가 자격증이 없어서 본인이 회사 생활을 접고 코치로 나서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교육 당국은 정식 공모 절차를 통해 경기지도사 자격증이 있는 코치를 선임해 문제가 없다고 밝혔습니다.

한 학교 수영부에서 남편은 코치, 아내는 감독을 맡았는데요.

그런데 이 학교 수영부 훈련에는 부부 사이인 감독과 코치의 졸업한 아들과 딸도 함께했습니다.

피해 학생들은 대부분 훈련이 코치의 아들·딸에게 맞춰져서 이뤄졌다고 주장했습니다.

다시 말해서 아버지는 초등학교 수영부 코치, 어머니는 현직 교사이자 감독, 이미 졸업한 자녀 둘은 선수로 같이 훈련을 했던 셈입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초등학교를 졸업하고도 부모가 지도하는 모교 수영부와 함께 훈련을 계속할 수 있었는지 배경에 의구심이 생기고 있습니다.

당시 수영 코치의 해명입니다.

[전 초등학교 수영 코치 : (자식들이 같이 운동) 했어요. 하다가 그만뒀잖아요, ○○○이 난리 쳐서…. 안 해요, 그 아이들 때문에 안 해버리잖아요. 지금 수영도 못하고 내가, 수영을 접었잖아요.]

[앵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고 나서는 학교 관리자가 오히려 아이들을 추궁하는 태도를 보였다고 하죠?

[기자]
당시 피해 학생들이 아직도 억울해하는 부분입니다.

학교 관리자의 태도 때문이었는데요.

수영부원 가운데는 코치에게 맞지 않았다는 아이들도 있다며 오히려 피해 학생들을 추궁했다는 겁니다.

심지어 당시 초등학생이었던 피해자들에게 "거짓말하면 나중에 경찰서 가서 걸린다"는 말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당시 교장은 모두 거짓말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피해 학생들을 만나본 적도 없고 그런 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습니다.

피해 학생 부모가 아이들이 폭행당한 사실을 처음 알린 게 지난 2017년 3월입니다.

수영 코치의 아내인 감독에게 피해를 호소했는데요.

피해자들은 그 후로도 4달이 지나기까지 코치의 폭력은 계속됐다고 했습니다.

당시 학교가 제대로 대응을 했던 것인지 의문이 드는 대목입니다.

[앵커]
방금 교육 당국에 대처에 대해서도 언급을 했는데요.

오늘 단독 보도했던 내용이죠.

당시 수영 코치의 폭력 문제가 불거져 해임이 됐는데, 그 사유가 '임용 기간 만료'였다고요?

[기자]
초등학교 수영코치의 학생 폭행 사안이 접수된 게 지난 2017년 8월 17일입니다.

피해 학부모가 이미 5달 전인 2017년 3월에 코치의 부인이자 교무부장이던 감독에게 알렸지만, 이후에도 폭행이 계속되자 공론화한 겁니다.

결국, 2주 만에 폭행 가해자로 지목된 수영 코치가 해임됐는데요.

당시 해당 초등학교는 수영 코치의 해임 사유를 '임용 기간 만료'라고 적어 교육청에 보고했습니다.

수영부에서 문제가 된 학교 폭력 관련 내용은 언급하지 않은 겁니다.

당시 교장의 해명을 들어보시죠.

[당시 교장 : (학교폭력이) 민감한 사안이고 있는가, 없는가를 해 나가는 그런 상황으로 학교에서는 진행됐어요. 그래서 그것이 사실인지 아닌지조차도 저는 지금도 모릅니다.]

앞서 해당 수영 코치는 학부모 사업장까지 막무가내로 찾아가 용서를 빌었습니다.

폭행 사실을 인정하며, 무릎까지 꿇고 비는 바람에 경찰까지 출동했습니다.

그러나 수영 코치가 주소지를 옮기고 물증 확보가 어려워지면서 시간이 지체됐는데요.

검찰 수사를 거쳐 2년 뒤에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피해 학생들이 문제를 제기한 시점부터 검찰 수사까지 2년이 흐르는 사이, 이렇다 할 조치를 하지 않았던 교육 당국에 대한 전면 재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지금까지 전국부에서 YTN 나현호[nhh7@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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