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경북 포항의 한 건설업체 여성 노동자가 직장 내 괴롭힘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주장이 나와 경찰이 수사에 들어갔습니다.
남성이 대부분인 건설 현장에서 폭언은 물론 성희롱에 시달렸고, 피해 사실을 알렸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겁니다.
허성준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살고 싶어서 현장에 나왔지만, 너무 치욕스럽고, 무시당해 살고 싶지 않다."
경북 포항의 한 여성 노동자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글입니다.
48살 A 씨가 자신의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건 지난 10일 오후입니다.
A 씨는 지난 4월부터 포스코 하청업체에서 절단 작업을 할 때 불티를 막는, 화재감시원으로 일해왔습니다.
하지만 자재 정리와 같은 부당한 업무 지시는 물론 남성 관리자들로부터 폭언과 성희롱에 시달렸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서효종 / 전국플랜트건설노조 포항지부 국장 : 기본적인 호칭이 '야', '너', '어이' 같은 반말에 폭언이었고, 일상적으로 계속 피해를 입은 거죠. 6월에는 현장 작업 도중에 관리자에게 성희롱 발언을 듣고 굉장히 수치심을 느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노조 측은 A 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전 동료들에게 도움을 청했지만, 적절한 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오히려 이런 사실을 안 가해자들이 A 씨에게 2차 가해를 한 정황이 발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해당 건설업체는 가해자로 지목된 이들이 일용직 직원이지만, 도의적인 책임을 다하겠다며 유족들에게 공식 사과했습니다.
경찰은 회사 관계자를 상대로 A 씨에 대한 괴롭힘이 있었는지 등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YTN 허성준[hsjk23@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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