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아파트 붕괴 직전 찍힌 영상을 보면 당시 꼭대기 층에서 어떤 방식으로 작업했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하권 날씨에 콘크리트를 타설하면서 보온을 소홀히 한 정황도 담겨 있는데요.
콘크리트 양생이 부실했던 공사 정황이 곳곳에서 발견됐습니다.
김민성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광주 아파트 붕괴 직전 꼭대기 층에서 찍힌 영상입니다.
페인트 통처럼 생긴 것들이 드문드문 공중에 매달려 있습니다.
물건의 정체는 겨울철 건설 현장에서 콘크리트 양생을 할 때 쓰는 젤 타입 고체연료.
영하권 날씨에도 콘크리트가 잘 굳도록 주변 온도를 높이기 위해 설치하는 겁니다.
그렇다면 이 고체연료는 과연 어느 정도의 성능이 있는지 업계 관계자에게 물었습니다.
[건설 업계 관계자 : 고체연료가 개수도 터무니없이 많이 부족하고, (반경) 1m 정도만 효과가 있거든요. 좌우나 가능하다면 위까지 위에 천막이나 부직포 덮어서 그런 상태에서 시공했어야 하지 않나….]
전문가의 분석도 마찬가지.
[최창식 / 한양대학교 건축공학부 교수 : 콘크리트 품질관리라는 게 굉장히 정밀하게 돼야 하는 건데 그런 제반 조치가 미흡했다, 영상만 보면 그렇게 판단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꼭대기 층 상황만 찍힌 이 영상을 토대로 현장 전반에 소홀함이 있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콘크리트 양생에 문제가 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단서들은 붕괴 현장 곳곳에서 확인됩니다.
콘크리트 조각 하나 없이 일제히 꺾여버린 앙상한 철근들.
반대로 철근이 붙어 있던 흔적만 남은 콘크리트 덩어리.
또, 콘크리트와 철근이 붙은 단면이 그대로 드러난 바닥 판 등은 콘크리트의 부착력, 다시 말해 강도가 부족한 방증이라고 전문가들은 말합니다.
[최명기 /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 : 우리가 생선을 먹을 때, 생선 생각하시면 되는 거거든요. 생선 살이 있고 뼈가 있고 살이 있잖아요. 위쪽의 살만 전부 칼로 쫙 벗긴 것처럼 그렇게 나와 있는 거예요. 실제 양생 자체가 확실하게 되지 않았다. 강도가 확실하게 안 나왔다는 이야기입니다.]
경찰도 현장에서 공사가 법규에 맞게 진행됐는지 수사하기 위한 자료를 수집하고 있습니다.
"압수물, 압수물 복사하는 거라, 안 찍으셔도 될 거 같아요."
2022년에 벌어졌다고는 좀처럼 믿기 어려운 대형 붕괴사고.
붕괴 원인에 붙은 물음표를 떼어내지 못하는 한 사고 재발 우려를 씻어내기는 쉽지 않을 것입니다.
YTN 김민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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